‘협력업체 수난시대’ 매출 늘어도 영업손실

손지원 기자 2026. 7.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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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착시, 속이 빈 수출 호황]
대기업 제외하면 제조업 수익성 개선 제한적
영업손익 흑자서 적자 돌아선 기업 나오기도
중소제조업체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 호소
올해 1분기 국내 기업 영업이익률. 그래픽=김수연 기자. 

[충청투데이 손지원 기자] 반도체 수출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협력업체와 중소기업의 매출·수익성 개선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충청권 수출은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132.2% 급증했지만,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지역 반도체·전자 밸류체인 기업 상당수는 외형 축소나 수익성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올해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분기 6.0%에서 올해 13.2%로 뛰었다.

제조업 매출액영업이익률도 6.2%에서 18.1%로 상승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과 70%를 웃도는 매출 증가세를 기록하며 전체 제조업 평균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반도체 대기업을 제외하면 제조업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이었다. 일부 대기업과 메모리 업종에 이익이 집중되면서 협력업체와 중소기업의 체감 회복은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본보가 충청권 반도체·전자 밸류체인 주요 상장사의 최근 3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기업들은 크게 매출 자체가 줄어든 곳과,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곳으로 나뉘었다.

충북 청원의 반도체·배터리 보호모듈 업체 파워로직스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7334억 원에서 2025년 6865억 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손익도 24억 원 흑자에서 63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2차전지 사업 부문에서 약 168억 원 규모의 자산손상을 반영했다고 공시했다.

충남에서 반도체 공정용 플라스틱 트레이와 SSD 하우징을 생산하는 KX하이텍도 2023년 1546억 원이던 매출이 2024년 1322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81억 원에서 92억 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5~7% 수준에 머물렀다.

매출이 늘었지만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은 기업도 있었다.

심텍은 최근 3년 동안 연결 기준 매출이 1조 원 초반에서 1조 4000억 원대로 늘었지만, 2023년과 2024년에는 영업손실을 냈다.

2023~2025년 3개년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티엠씨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고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특수가스 업체 티이엠씨도 일부 분기에서 영업이익을 방어했지만,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 수요 변동과 투자 부담 등으로 회복 폭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협력업체의 수익성 부진은 납품단가 구조와도 맞물려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4년 기준 중소기업실태조사'를 보면 중소 제조업체들은 수·위탁거래 최대 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의 납품단가 미반영과 단가 인하 압박을 꼽았다.

협력업체들은 가격 경쟁을 이유로 원가 인하 부담을 떠안거나 일방적인 납품단가 결정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거래 중단을 우려해 이를 받아들였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반도체 호황이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의 실적에는 빠르게 반영되지만, 협력업체에는 납품단가와 원가 부담을 거치며 제한적으로 전달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전세종연구원 관계자는 "메모리 호황기에는 최종 제품을 만드는 대기업의 수익성이 먼저 개선되고 협력업체는 납품단가와 투자 부담 때문에 회복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충청권 반도체·전자 밸류체인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손지원 기자 Jiwons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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