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불편만 남긴 차량 부제 풀리니…주차장 다시 빽빽 [현장, 그곳&]
“힘들어도 車 가져올 수 있어 편해” 환영 속
일각선 “불편·민원 시달려… 효과 의문”
전문가 “규제땐 동참 유도 인센티브 필요”

“하루 만에 주차장이 꽉 찼네요. 그래도 아예 차를 못 가져오던 때보다는 낫네요.”
정부가 공공기관 차량 2부제, 공영주차장 5부제를 전면 해제한 1일 오전 찾은 수원특례시청. 만차에 더해 이중주차 차량으로 다시금 혼잡해진 모습이었다.
그 주위로 다른 차량들이 빈 자리를 찾고자 배회했고, 일부 운전자들은 다른 주차장을 찾아 방향을 틀었다. 부제 해제 하루 만에 혼잡했던 이전의 풍경을 되찾은 것이다.
민원을 위해 시청을 찾았다는 B씨(49)는 “시청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 생겨도 차량 운행이 불가한 날이면 방문을 미루곤 했다”며 “주차에 애를 먹긴 했지만 필요할 때 바로 방문할 수 있게 돼 편해졌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찾은 성남시청 역시 지상 주차장은 일찌감치 만차였고, 지하 주차장 진입로는 주차하려는 공무원과 민원인들의 차량으로 긴 줄이 늘어섰다.

성남시 공무원 A씨(33)는 “2부제 기간에는 외부 출장 일정조차 차량 운행 가능 시기에 맞춰야 했다”며 “공무원 차량이 2배로 늘며 주차는 힘들어졌지만 매일 차량으로 출근할 수 있게 돼 마음은 편하다”고 말했다.
일선 시군들은 약 3개월간 이뤄진 차량 부제로 각종 불편과 민원에 시달려온 것과 비교해 정책 효과는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부제 기간 하루 걸러 하루씩 차량을 운행하지 못한 불편에 더해 기관이나 공영주차장에 주차할 수 없는 민원인의 문의 내지 항의에 시달렸다”면서도 “하지만 부제 예외, 공공기관 주변부 불법 주차 민원과 5부제 위반 사례가 줄을 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정책 효과가 있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실제 정부 집계에 따르면 부제 기간 차량 바꿔타기 등 부제 위반 사례가 중앙 부처에서 550여건, 전국 공공기관에서 3만8천여건씩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 지자체들은 전통시장 인접 지역, 대중교통 취약 지역 등은 부제 예외를 뒀고, 이로 인한 원정 주차가 횡행하기도 했다.
이에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전날 부제 해제를 논의하는 국무회의에서 “유류 소비에 미치는 영향만 보면 5부제를 하지 않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병식 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장은 “이번 부제는 재택 근무 활성화, 통근버스 내지 대중교통 이용 지원 등 실질적 대안 없이 불편 감내만 요구한 일차원적 조치”라고 촌평하며 “4만건에 가까운 위반 사례와 공공기관의 행정력 낭비, 민원 증대가 그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국가적 위기 대응을 위한 규제를 시행할 때는 자발적 동참을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선제 마련, 시행해야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지민 기자 easy@kyeonggi.com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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