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조합 자료 증발”…대구 명덕역 출입구 공사 ‘뜻밖의 암초’ 나타나
데이터 유실로 공사 재개 및 준공 일정 차질 불가피

새 조합장 선출로 다시 속도가 붙을 뻔한 대구 도시철도 명덕역(환승역) 지하 연결통로 및 추가 출입구 신설 사업이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이 공공시설을 기부채납키로 한 남구 한 아파트 재개발 조합이 집행부 공백 사태를 해결하자마자, '실무 자료 증발'로 업무가 마비돼서다. 또 다른 악재를 만난 셈이다. 현 조합 집행부는 전임 집행부가 사업 관련 자료를 '무단 삭제·반출'한 것으로 보고 강경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1일 대구 남구청 등에 확인 결과, 대명2동 명덕지구 주택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27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감사·이사 등 신임 집행부 전원을 새로 선출했다.
앞서 조합의 기부채납을 전제로 시작된 이 사업(사업비 81억원)은 지난해 12월 전임 조합장이 해임되면서 준공 시기(최종 올해 5월)가 무기한 연기됐다. 공사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 각종 사업 관련 서류 및 비용 집행이 힘들어진 탓이다. 도장을 찍을 법적 대표자가 없어 사업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위기를 맞은 명덕역 지하 연결통로 및 추가 출입구 신설 사업은 조합 새 집행부 선출로 청신호가 켜지는 듯했다. 그러나 총회 직후 시작된 업무 파악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전임 집행부가 물러나는 과정에서 조합 사무실 내 기존 행정 자료와 계약서, 서류 파일 등이 무단 삭제 및 반출된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준공 승인을 받기 위해선 대구시 및 남구청에 제출할 지적·면적 자료 등이 필수적이다.
조합 신임 사무장은 "사무실 PC에 기존 데이터가 다 지워져 완전 빈 껍데기 상태였다. 일부 직원은 PC본체까지 들고 가버려 계약 세부 내용이나 용역비 지급 현황 등 지연된 사업의 맥락을 원점에서 다시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임 조합장의 해임 시점 이전 자료가 통째로 사라지는 바람에 업무가 완전히 마비됐다. 사업 재개 준비와 별도로 업무방해 등 형사상 고소·고발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유실된 자료를 복구한 뒤 준공 인가를 거쳐 소유권 이전 고시까지 시간을 또 낭비할 순 없다.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남구청 건축과 측은 "조합장 선출 직후 열린 초기 미팅 당시엔 PC 무단 반출에 대한 짤막한 언급 외에 전체 자료 유실이라는 구체적인 사정까지는 정식으로 접수되지 않았다"며 "조합 내부의 사적 데이터 분실은 민사 영역이어서 행정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민 안전과 개통 시급성이 걸린 만큼 조합 측이 구청에 기존 제출 서류의 재교부를 요청하면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공사와 조합 측은 오는 6일 공식 미팅을 갖고 상황 공유 및 일정 조율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합 측이 일단 자금 집행 권한을 회복한 만큼 공사 재개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조합 상황에 대해서 아직 아는 바가 없지만, 공사 금액(미수금) 정산 부분이 매듭지어지면 공사 자체는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