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내 주식 비중 조정 시작…매도 폭탄 우려엔 “제로”
충격 고려 장기간 분할 매도 전망…김성주 이사장 “정교하게 시행”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을 조절하는 조치가 1일부터 시행되면서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매도 규모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9000선을 넘으면 70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연금은 ‘대규모 매도’ 가능성은 “제로”라고 선을 그었다.
인포맥스 자료를 보면 국민연금이 포함된 연기금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178억원 순매도했다. 1조7029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보다는 적은 규모다. 기관은 702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조7392억원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코스닥 시장에선 오히려 498억원 순매수했다.
국민연금은 규정에 따라 국내외, 주식·채권 등 자산의 비중을 정해두고 있다. 특정 국가의 특정 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면 위기 시 타격이 크기 때문에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도록 한도를 설정해뒀다.
현재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목표치를 넘긴 상황이다. 특히 국내 증시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지난 5월 말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이고 허용 범위 역시 상향했다. 목표치를 넘긴 부분을 원래대로 돌리는 마감 시한이 지난달 30일까지였다.
국내 주식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유예 조치가 끝나는 이날 우려했던 수준의 매도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목표치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다 보니 증권가에선 어느 정도의 매도 규모가 나올지 추산이 제각각이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26일 기준(코스피 지수 8411.21)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30%로 추산했다. 이는 4월 말 기준인 25.1%보다 약 5%포인트 높고 새 목표 비중 20.8%를 9.2%포인트 넘어선 수준이다. 목표 비중을 넘은 규모는 164조원가량이다.
신영증권은 지난달 말 기준 코스피 지수가 8175 이상일 때 최대 허용 범위를 적용해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목표 비중을 초과한다고 추정했다. 코스피 지수가 9000을 넘으면 국민연금이 매도해야 하는 국내 주식 물량은 최대 74조4000억원, 1만을 넘어서면 120조9000억원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코스피 기준(8303.41)으로는 약 42조원이 매도 대상 물량으로 추산된다.
다만 국민연금이 앞으로도 국내 주식 매도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장기간 분할 매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5~6월 연기금의 2조원대 순매도 규모를 고려하면 국민연금이 이미 비중 조절을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으론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리밸런싱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당분간 국민연금 자금이 국내 증시의 상승 재료로 추가로 들어오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연금의 대규모 주식 매도 가능성이 커지자 “만약 리밸런싱에 들어가더라도 (매도) 폭탄이 될 가능성은 제로(Zero)”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5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리밸런싱 규칙을 바꾸면서 점진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시행하도록 만들었다”며 “너무 무겁다고 크게 덜어내면 또 어긋나기 때문에 조금씩 정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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