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철거 현장 위태로운 고양이들, 생매장될까 '막막'
[앵커]
주민들이 떠난 재개발 구역에 약 600마리의 고양이가 남았습니다. 철거의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양이들은 새끼를 낳고 젖을 물리며 자신들의 삶을 위태롭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론 이 공간마저 무너질 텐데 공존할 방법은 없는 것인지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길을 지나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저 콘크리트 사이에 누군가 놓은 사료를 먹습니다.
경기 하남의 631만제곱미터 신도시를 만드는 철거 현장입니다.
굴착기 한 대가 멈춰진 상태로 계속 철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입니다.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인데 이쪽에 고양이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사람들은 다 떠났는데 고양이는 남았습니다.
밀착카메라팀이 일주일 동안 현장을 살폈습니다.
곧 철거를 앞둔 공장 앞에 왔는데요. 직접 들어가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렇게 공장 내부도 텅 비었습니다.
그리고 한쪽에 쓰레기가 쌓인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그냥 철거 현장 같은데 제가 99% 성공하는 고양이 부르는 소리를 한번 틀어보겠습니다.
고양이가 있었네요. 고양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저희를 어디로 안내하는 것 같은데 한번 들어가볼게요.
저희는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여기도 빈 공장인데 이쪽에 보시면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는 고양이가 식빵을 굽고 있는 건지 앉아있네요.
새끼 고양이들은 철거 잔해에 갇혔습니다.
매일 이곳을 찾는 김세아 씨, 뻔히 생명이 있는 걸 아는데 외면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버겁습니다.
[김세아/동물보호 활동가 : 젖 먹는 아기가 있어요. 이거 봐. 배. 젖이 이렇게 커. 도시개발 계획이 잡혔잖아요. 우선적으로 중성화를 시에서 책임지고 다 해놨어야…]
밥과 물을 주며 치료하고 중성화로 번식을 막아보려 하지만 한계에 부딪힙니다.
[김세아/동물보호 활동가 : 고양이들은 이렇게 소리가 나거나 무서우면 더 안으로 깊이 숨는 습성이 있어요. 새끼들은 미리 나오는 길도 모르고 어미가 없으면 그냥 그대로 매몰이 되기 때문에…]
2년 전 시작된 철거 작업은 절반 넘게 진행됐습니다.
이곳에 고양이 600마리가 사는 걸로 추정됩니다.
임시 보호 공간을 만들거나 이주시킬 수는 없을까.
지자체는 국가 사업이라 개입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발주사는 예민한 동물이라 제 발로 걸어서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세아/동물보호 활동가 : 인간이 살 집이 부족하다고 해서 공공 개발을 하는 거고요. 동물에 대한 보호나 공존을 해야 한다는 그런 의미의 개발은 단 한 건도 있지 않다고…]
최소한 공존할 방법은 분명 있습니다.
아무도 책임지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철거 현장에 사는 생명들이 아직 있습니다.
철거에 앞서 최소한 이 생명들을 어디로 어떻게 옮길지 함께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영상편집 류효정 VJ 김동규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이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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