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 일은 내가 정한다”… 돌봄 넘어 ‘삶의 주도권’ 회복 [심층기획-죽어야 끝나는 돌봄]
캠핑장 개조해 숙소·넓은 텃밭 보유
자연 속 자유 만끽하니 행동 좋아져
주민과 함께 농사 짓고 수익도 올려
교사 40명에 성인 장애인 16명 살아
부모 8명이 교사로 활동 폐쇄성 극복
지난달 충북 제천역에서 택시를 타고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20여분 달렸을까. 시랑산 초입 푸른 녹음 사이로 최중증 발달장애인들의 자립공동홈, ‘희망그린마을’이 모습을 드러냈다.

◆스스로 살 곳, 일과 정하는 ‘삶의 주도권’

단체 생활을 답답해하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선택지가 제공된다. ‘편의점이 가까운 아파트에 살고 싶다’는 발달장애인 4명의 요청에 따라 마을은 제천 도심의 40평대 아파트를 마련해줬다. 이들은 현재 3분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편의시설 이용이 가능한 주거권역)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방 대표는 “아프리카 속담 중에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냐”며 “희망그린마을에서는 발달장애인들을 돌봄의 대상이라기보다 ‘마을 아이’로, 선생님들은 ‘마을 어른’으로 함께 어우러져서 사는 것”이라고 마을을 소개했다.

방 대표가 꿈꾸는 미래는 발달장애자녀 부모들이 ‘도덕적 죄책감’ 없이 자녀를 독립시킬 수 있는 세상이다. 이미 복지 선진국에서는 실현되고 있는 만큼 불가능한 꿈은 아니지만 마을을 이끌 다수의 리더 양성이 선행돼야만 한다는 것이 방 대표의 생각이다. 방 대표는 “운영자들에게 임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긍지’를 줄 수 있는 무언가 필요하다”며 “국가에서 ‘복지 리더’ 양성을 위한 매뉴얼과 학위를 만들어 국비 지원하고 전문성을 부여하는 식으로 의지를 가진 인재를 끌어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천=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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