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보험 된다더니 부담 여전"…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 첫날 혼선
일부 환자들 발걸음 되돌리기도
지역 병의원 진료체계 개편 검토
의료계 "치료 선택·자율성 침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던데 전보다 치료비가 더 비싸졌다는게 말이 되나요…."
1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의 한 요양병원. 접수창구에서 도수치료 비용 안내를 들은 환자 몇몇이 예약을 취소하거나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부터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됐지만 '보험 적용'이라는 안내와 달리 높은 본인부담률과 이용 횟수 제한이 적용되면서 환자들은 달라진 기준을 이해하지 못해 혼란을 겪었다.

광주 광산구의 한 정형외과 병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접수창구와 대기실에는 '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 안내문'이 게시됐고, 환자들은 안내문을 들여다보며 "보험이 된다는데 왜 돈은 그대로냐", "도수치료를 마음대로 받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대화를 나눴다. 일부는 진료 순서를 기다리다 치료를 미루고 귀가하기도 했다.
허리 통증이 있어 도수치료를 받으러 온 직장인 박모(48)씨는 "건강보험이 적용된다고 해서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거의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해 혼란스럽다"며 "횟수까지 제한된다니 제도 시행 이전이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도수치료는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이어서 병원마다 치료비가 달랐다. 건강보험은 적용되지 않았지만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에 따라 치료비 대부분을 보장받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초기 실손보험 가입자 가운데 100% 보장 상품을 보유한 경우에는 본인 부담이 거의 없거나 1만~2만 원 수준만 부담하고 도수치료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부터 도수치료가 건강보험 관리체계 안으로 편입되면서 도수치료 수가는 1회 4만3천850원으로 정해졌다. 환자 본인부담률 95%가 적용돼 4만1천660원을 개인이 내야 한다. 도수치료는 치료 부위와 관계없이 주 2회, 연간 15회까지 인정된다. 다만 의학적 필요성이 확인되면 연간 최대 24회까지 받을 수 있다. 치료 전에는 기본 물리치료나 단순 재활치료를 먼저 시행해야 하며 치료 내용과 효과도 의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의료계는 제도 시행으로 환자의 치료 선택권과 의료진의 진료 자율성이 위축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운창 전라남도의사회 회장은 "도수치료는 대표적인 비급여 진료인데 이를 관리급여로 편입해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결국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광주지역 일부 병·의원에서는 도수치료를 축소하거나 대체 치료 비중을 늘리는 등 진료체계 개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수치료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한 재활전문병원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내부적으로 폐업까지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광주시의사회는 오는 10일 광주시의사회관 4층 대회의실에서 도수치료 관리급여 도입 집중분석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