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홍준표와 전북 정치권의 무능

위병기 기자 2026. 7. 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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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도체 투자 발표에 니들이 시비를 걸고 있지만 그건 모두 니들의 자업자득이다. 지역 정치권이 더 이상 갈라파고스처럼 고립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언뜻 들으면 폭발직전인 전북 민심을 웅변하는 한 원로의 일갈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발언을 한 이는 놀랍게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다. 먼 동네의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사실 대구와 전북 정치권이 처한 현실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특정정당 독점체제’, ‘산업구조 개편 지연’, ‘중앙무대에서의 정치력 약화’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완벽하게 공유하고 있다. 홍 전 시장은 “대구가 저렇게 쇠락한 것은 지역 정치인들 탓이다”며 “30년 전 섬유산업이 쇠락해질 때 산업 대개편을 시작했어야 하는데, 자리만 지킨 대구 정치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구를 망친 것은 일할 줄도 모르고 머릿속이 텅 빈 니들이 국회의원이라고 폼 잡고 으스대고 설치고 다녔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발단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전남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계획 등에 대해 대구지역 정치권이 불만을 제기하거나 시비를 걸면서 시작됐다.

전남 광주 반도체 투자와 관련 전북도민들은 지역정치권이 현실에 안주하면서 일 안하고 자리만 지켰다며 격앙된 분위기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안일함 속에, 지역의 미래를 바꿀 대형 국책사업이나 국가예산 확보과정에서 타 지역에 비해 정치인들이 치열하게 싸우지 않고 안주했다는 날 선 비판은 폭발직전이다. 타 지역이 중앙정부의 판을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때, 전북 정치권은 뒤늦게 삭감된 예산을 복원해 달라고 삭발하거나 정부를 규탄하는 ‘사후약방문’식 정치에 그쳤던 게 사실이다. 독점 권력에 취해, 정작 지역 경제가 무너지고 중앙에서 소외될 때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는 무능한 지역 정치인들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정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 지역에 총 800조 원 규모를 투입해 반도체 펩(FAB·생산공장) 4기를 구축하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는 호남권 전체의 경사처럼 보이지만, 사실 전북특별자치도 입장에서는 ‘호남 내에서의 또 다른 소외와 비대칭’을 마주하는 냉혹한 현실이다. 전북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던 ‘피지컬 AI(제조업 기반 AI)’마저 정부가 동남권(부산·울산·경남) 중심 육성 방침을 시사하면서, 반도체와 AI라는 미래 핵심 축 모두에서 전북이 고립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금이라도  ‘새만금 RE100’을 무기로 한 후속 펩 및 소부장 유치에 나서야 한다. 소위 ‘낙수효과 분점전략’이라도 펼쳐야 할 때다. “우리도 호남이니 빵 한조각 달라”는 식의 감정적 호소로는 어림도 없다.  “새만금을 쓰지 않으면 대한민국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RE100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가 시급하다. 들끓는 민심이 두렵다. 

위병기 이사/전략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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