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293억'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508억 CB 발행…오버행 우려

국정근 기자 2026. 7. 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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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시가총액 293억원을 웃도는 508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공시상 목적은 채무상환이지만, 인수 대상자가 외부 기관이 아닌 계열회사라는 점에서 계열 채권을 주식전환 가능 채권으로 바꾸는 성격이 짙다. 전환 가능한 주식 수가 기존 발행주식총수의 1.5배에 달해 대규모물량출회(오버행) 부담이 불거지고 있다.
508억 CB, 계열 채권 '돌려막기'

25일 넘버스 리그테이블 자체 집계시스템 '넘버스풀(Numbers Pool)'에 따르면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다음달 1일 납입을 목표로 508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한다. 표면이자율 연 2%, 만기이자율 연 4%다. 만기는 3년이며 만기일은 2029년 7월1일이다.

조달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에 쓰인다. 인수 대상자는 앱토크롬 503억원·에이프로젠아이앤씨 5억원이다. 앱토크롬은 에이프로젠이 지분 52.28%를 보유한 계열사다. 에이프로젠아이앤씨는 2023년 말까지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의 연결기준에 포함됐다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기타 특수관계자로 변경됐다. 외부 부채를 갚는 구조라기보다, 그룹 내부가 보유한 채권을 CB로 바꾸는 구조에 가깝다.

핵심은 508억원의 채무를 CB로 갈아타야 했느냐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전일 종가 기준 293억원이다. 반면 이번 CB 규모는 시총의 1.7배에 이른다. 상장사의 몸집보다 큰 메자닌 증권을 계열사를 상대로 발행하는 것이다.
전환가 낮아지자 물량 2159만주…기존 주식의 1.5배

CB의 전환가액은 1주당 2353원이다. 당초 3778원에서 낮아졌다. 전환가가 낮아지면서 전환가능 주식 수는 2158만9460주까지 늘었다. 발행주식총수의 149.8%에 해당한다.

채무상환이라는 명분만 보면 재무 부담을 줄이는 조치로 읽힐 수 있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부채 리스크가 지분희석 리스크로 바뀌는 구조다.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7월1일부터다. 내년 하반기부터 주가 흐름에 따라 대규모 잠재 매도 물량이 주가를 누를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조달은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의 반복된 메자닌 발행 흐름과 맞물려 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1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지난달에도 1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1년도 안 돼 세 차례 CB를 발행한 것이다.
매출 늘어도 현금 마이너스…차환 구조 악순환

재무제표 역시 이번 CB의 배경을 설명한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7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604억원, 순손실은 1635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매출 증가가 현금 창출로 이어지지 못한 점도 부담이다. 회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최근 5년간 계속 마이너스였다. 반면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지속적으로 플러스다. 재무활동현금흐름 대부분은 장단기차입금과 전환사채 증가에서 발생했다. 영업으로 번 돈보다 차입과 사채 발행으로 유동성을 메우는 구조가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그룹 내부 자금 흐름도 변수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최대주주 에이프로젠 차입금 450억원에 대해 약 630억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했다. 담보 대상에는 오송 바이오공장 토지와 건물, 기계장치를 포함했다.

결국 회사의 돌파구는 본업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송 공장 가동률·바이오시밀러 상업화·위탁개발생산(CDMO) 수주가 실제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최근 이어진 세 차례 CB 발행은 단기 유동성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본업의 현금 창출력을 확인하기 전까지 재무 부담을 뒤로 미룬 성격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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