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54.9원, 금융위기 후 최고…외국인 매도·서학개미 영향 (종합)

손엄지 기자 2026. 7. 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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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 투자 1121억 달러·외국인 국내 주식 자금 유출 448억 달러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2026.7.1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와 내국인의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수요가 환율을 끌어올리면서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마감했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주간거래 종가보다 5.5원 오른 1554.9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5일(1568.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위험선호 심리 회복으로 하락 출발했지만 장중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 7029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원화 약세 압력을 키웠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5월 구인건수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62.67엔까지 오르며 1986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엔화 약세가 원화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원화 약세가 글로벌 달러 강세보다 국내 외환 수급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자금 유출이 상당 부분 이를 상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고용지표 호조와 엔화 약세가 달러 강세를 지지한 가운데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맞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과 대만은 모두 반도체 중심의 수출국이고 고령화와 저출산 등 경제 구조도 비슷하지만 환율 흐름은 크게 다르다"며 "최근 4개 분기 누적 기준으로 한국은 1779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지만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 1121억 달러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자금 유출 448억 달러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고 덧붙였다.

또 "대만은 외환 순공급 규모가 한국의 약 8배에 달해 경상수지 흑자보다 외환시장에 실제 남는 달러 규모가 환율을 좌우하고 있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도 대만이 한국보다 훨씬 높아 시장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크다. 원화와 대만달러의 차이는 외환 수급과 제도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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