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트렌스젠더 여성 스포츠팀 참가 제한은 합헌"

미국 연방대법원이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여성 종목 스포츠 출전을 제한하는 것은 미국 헌법이나 연방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성소수자의 권리냐, 경쟁의 공정성이냐'를 두고 오랜 기간 갑론을박이 이어졌던 논쟁적 주제에 사법적 판단을 내린 것이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연방대법원은 트랜스젠더 학생 베키 페퍼-잭슨(16)과 린지 헤콕스(25)가 각각 웨스트버지니아주와 아이다호주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선고했다.
웨스트버지아아주 등 25개 주는 학교에서 스포츠팀을 구성할 때 유전학적으로 판정한 남학생의 여자팀 참여를 금지하고 있다. 트랜스젠더인 포환던지기 선수 잭슨과 육상 선수 헤콕스는 이 같은 규제가 수정헌법 14조 평등 보호 조항과 '타이틀 나인'(교육 관련 성차별을 금지한 미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주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타이틀 나인은 '성별로 인한 차별을 금지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197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해당 법률에서 '성별'이란 생물학적 성별로 한정된다는 것이다.
합헌 결정도 내렸다. 미 헌법상 평등보호조항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경쟁에서의 공정성'이고, 생물학적 여성만으로 팀을 분류하도록 한 주법은 이 같은 헌법 목적과 부합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스포츠는 제로섬 게임으로, 생물학적 남성이 여성팀에 합류하면 출장 시간 등을 여성 선수로부터 빼앗을 수 있고, 경기나 메달, 장학금 등 기회 역시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르몬 치료를 받은 트랜스젠더 선수는 다른 여성 선수보다 신체적으로 유리하지 않다'는 원고 측 주장에 대해서는 사법부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봤다.
트랜스젠더의 여성 종목 참여를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정말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이제) 사라졌다"고 적었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를 대리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소속 조슈아 블록 변호사는 "트랜스젠더 소녀들에게 가슴 아픈 결과"라며 "모든 젊은이들이 성공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근본 원칙을 계속해서 옹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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