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구명조끼 의무화 첫날...구룡포 어민들 “불편하지만, 당연히 입어야죠”
구명조끼 착용 관리·감독 미흡 선장 ‘과태료 최대 300만원’
포항해경, 조만간 현장 단속 돌입

예년보다 늦은 장마가 시작된 1일 오전 8시 포항시 남구 구룡포항. 새벽 조업을 마친 어선 2~3척이 차례로 선착장으로 들어왔고, 일부 선박에서는 선장이 선원들에게 구명조끼를 나눠주며 다음 조업부터는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모든 어선 승선원의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 시행 첫날의 풍경이다.
기존에는 태풍·풍랑특보가 발효됐거나 승선원이 2명 이하인 소규모 어선에만 구명조끼 착용 의무가 적용됐지만, 이날부터는 외부 노출 갑판에서 조업·항해·이동하는 모든 승선원이 상시 착용해야 한다.
선장이 승선원의 구명조끼 착용을 관리·감독하지 않으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6월 기준 포항지역 등록 어선은 1184척이다.
어선 외부 노출 갑판에서 작업하는 모든 승선원의 구명조끼 착용이 의무화되자, 현장에서는 제도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상시 착용에 따른 작업 불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먼저 나왔다.
구룡포항에서 만난 한 어민은 "풍랑이 치거나 배가 크게 흔들릴 때는 당연히 입어야 한다"면서도 "날씨가 좋은 날까지 하루 종일 구명조끼를 입고 그물을 당기고 밧줄을 다루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작업에 지장이 많다"고 털어놨다.
반면에 허리벨트형 팽창식 구명조끼를 착용한 한 어민은 "예전 주황색 구명조끼는 답답하고 움직이기 어려웠지만 허리형은 훨씬 간편하다"며 "내 안전을 위한 것이니 착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 시행을 홍보해온 해양수산부는 어업인의 구명조끼 착용률을 높이기 위해 착용감이 좋고 조업 활동이 편리한 팽창식 구명조끼를 어선원 전체에 보급했다.

어선원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는 어선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마련했다.
최근 3년간(2023~2025년) 선박 사고 사망·실종자 225명 가운데 181명(80.4%)이 어선에서 발생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포항지역에서 발생한 어선원 해상 추락 사고는 3건으로 집계됐다.
포항해양경찰서는 수개월간 홍보와 계도 활동을 진행한 만큼 현장 단속도 진행할 방침이다. 해경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규정을 현장에서 적용할 예정"이라며 "인명피해 사고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 점을 인식하고, 안전을 위해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사고는 항상 예고 없이 발생하는 만큼, 구명조끼 착용을 가장 기본적인 안전수칙으로 인식하고 반드시 실천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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