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석열이 ‘한동훈은 할아버지도 빨갱이’라고 비난했다” 진술 확보한 특검
강호필 전 사령관 “계엄선포 구상 듣고 ‘미친놈들’이라고 생각”

12·3 내란 추가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계엄 선포 5개월 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당시 경호처장)과 합동참모본부 핵심 간부에게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현 무소속 의원)은 할아버지부터 ‘빨갱이’였다”고 말한 정황을 포착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의원 역시 빨갱이라고 비난하며 계엄 선포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한 의원에게 단순히 정치적 반대파라는 반감을 품은 것을 넘어 그를 실제 반국가 세력으로 인식했다고 판단한다.
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은 지난달 29일 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을 내란 중요임무종사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7월10일 하와이 순방 당시 ‘한동훈은 할아버지 대부터 빨갱이’라고 비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강 전 사령관은 당시 합참 차장 신분으로 윤 전 대통령의 하와이 순방에 동행한 인물이다. 앞선 내란 특검 조사에서도 윤 전 대통령이 이때 김 전 장관과 강 전 사령관을 호텔로 불러 한 의원과 당시 야당 의원을 가리키며 욕설을 섞어가며 비난했고, ‘한 의원은 빨갱이’라고도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종합특검 조사를 통해 이 정황이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강 전 사령관에게 이런 정치 상황을 설명하며 “군이 참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불안감을 느낀 강 전 사령관은 귀국해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분위기가 상당히 위험한 것 같다’, ‘장관님이 막아야 한다’라고 하며 도움을 청했다고 한다.
종합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한 의원 직계 존속까지 거론하며 정치 성향을 문제 삼은 것에 주목한다. 윤 전 대통령이 모종의 정보를 접한 뒤 실제 그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반국가세력이라고 믿고 이 같은 표현을 썼다는 것으로 의심한다. 한 의원은 계엄 선포 이후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에게 전달된 정치인 체포 명단에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전 국회의장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강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이런 원색적 정치인 비난과 계엄 선포 구상 등을 듣고 하와이에서 바로 부인에게 전화해 ‘미친놈들’이라고 토로했다”는 취지로 종합특검에 진술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그는 “이후로도 윤 전 대통령이 안가 회동을 제안했으나 두 차례 가량 거절했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고 한다.
특검은 강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의 계엄 구상을 처음 인지한 이후 실제 계엄이 선포될 때까지의 행적, 계엄 선포 이후 지작사령관으로서의 행적 등을 구분해 재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사령관은 12·3 내란 두 달 전 전방 부대를 지휘·통솔하는 지작사령관에 임명됐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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