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시진핑 40분 연설에 13차례 박수…인민 46번·발전 33번 언급
한국언론 가운데 연합뉴스만 참석…네차례 신분 확인 등 평소보다 경계 삼엄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1일 오전 중국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대회에서 약 40분간 이어간 연설에서는 모두 13차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당의 역사와 집권 정당성을 강조할 때마다 박수가 이어졌고, 마오쩌둥·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 등 역대 지도자들을 거명하며 공산당의 공헌을 치켜세울 때는 더욱 큰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현장에는 한국 언론 가운데 연합뉴스만 유일하게 초청받아 참석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인민'을 46차례, '발전'을 33차례 언급했다.
5년 전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대외 강경 메시지가 부각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경제, 민생, 체제 안정 등 내부 결속에 무게를 뒀다.
행사장 정면에는 '경축 중국공산당 성립 105주년 대회'(慶祝中國共産黨成立105周年大會)라고 적힌 붉은색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그 아래에는 '1921∼2026'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창당 105년의 역사를 상징했다.
약 3천명의 참석자는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거나 서로 사진 촬영을 부탁하며 개막을 기다렸다.
오전 9시 58분께 붉은색 넥타이를 맨 시 주석을 비롯한 최고지도부가 입장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맞이했다.
단상 맨 앞줄에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정치국 위원들이 자리했고, 둘째 줄에는 중국공산당 최고 영예인 '7·1 훈장' 수훈자 7명이 앉아 특별한 예우를 받았다.

시 주석은 오전 10시 35분 연설을 시작해 오전 11시 15분까지 약 40분간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과거처럼 연단에 서는 대신 자리에 앉은 채 연설을 이어갔다.
연설 시간도 한결 짧아졌다.
2016년 창당 95주년 기념식에서 약 79분간 이어졌던 연설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었다.
시 주석은 "중국공산당이 105년 동안 끊임없이 성과를 거둘 수 있었고 역사와 인민이 공산당을 선택한 것은 다른 어떤 정치세력도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산당 장기 집권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발전구도를 구축하고 고품질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며 내수와 혁신 중심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또 전면적인 당 관리와 반부패 투쟁을 지속해 당의 장기 집권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대만 문제도 빠뜨리지 않았다.
시 주석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반대하며 조국 통일을 확고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2021년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외세가 우리를 괴롭히면 강철 만리장성에 머리를 부딪혀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 했던 거친 표현은 이번 연설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다.
대외 강경 메시지 대신 경제 회복, 체제 안정,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연설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며 창당 105주년 행사를 마무리했다.

행사장 안팎 경계는 평소보다도 삼엄했다.
취재진은 인민대회당 입구에서 공항 검색대를 방불케 하는 보안 검색을 받은 데 이어 행사장에 들어서기까지 모두 네 차례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쳤다.
인민대회당 입구, 1층 로비, 2층 계단 앞, 행사장 입구마다 배치된 보안요원들은 기자의 얼굴과 출입증, 명단을 일일이 대조한 뒤에야 통과를 허용했다.
평소에도 보안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인민대회당이지만 최근 베이징 최고층 빌딩인 시틱타워(중국명 중신빌딩) 경비행기 충돌 사고 이후 경계가 한층 강화된 듯한 분위기였다.
5년 전 톈안먼 광장에서 수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대외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던 창당 100주년 행사와 달리 이날 기념식은 인민대회당 안에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절반 가까이 짧아진 연설처럼 이번 창당 기념대회는 화려한 대외 과시보다 내부 결속에 무게를 둔 채 막을 내렸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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