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모리 페루 대통령 당선인 “페루와 결혼 결심…부친과는 다를 것”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6. 7. 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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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리 후 첫 인터뷰
“법치·민주주의 깊이 존중”
부친의 부패·오류 인정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산보르하 자택에서 우파 성향의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의힘’ 후보가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페루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초박빙 승부 끝에 승리한 우파 성향의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의힘’ 후보가 선거 이후 처음 인터뷰를 통해 본인의 심경을 밝혀 주목된다. 1990년 페루 대통령을 지낸 부친 고 알베르토 후지모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등 본인의 인생사에 대해 전반적으로 회상했다.

30일(현지시간) 페루 현지 언론 페루21에 따르면 후지모리는 쿠바 출신 언론인 이스마엘 칼라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대선 승리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혼가정에서 자란 후지모리는 본인도 이혼을 겪으며 극도로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전 남편이 정치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사법부의 압박 등을 받아야 했다는 것이다.

후지모리는 1990∼2000년 재임 후 인권 유린과 부패 혐의로 16년간 복역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로, 부친의 정치적 유산을 이어받은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2011년, 2016년, 2021년에도 대선에 도전해 상대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으나, 올해 선거에선 0.27%포인트 차로 극적으로 승리했다.

후지모리는 페루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 투표로 선출된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향후 임기 동안의 의지를 인터뷰를 통해 내비쳤다. 그는 “지금 이 순간, 페루와 결혼하기로 결심했다”며 “다른 일에 신경 쓸 시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패 정치인으로 알려진 부친의 단점을 인정하며, 본인은 그 점에 대해 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친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국영 산업 민영화를 통한 경제 안정화와 자국 내 게릴라 축출을 위한 치안 정책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3선 연임에 성공한 지난 2000년 자신의 재임 중 페루에서 자행된 각종 학살·납치 등 각종 범죄와 비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된 쿠바 출신 언론인 이스마엘 칼라 유튜브에서 게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칼라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이스마엘 칼라 유튜브 캡처]
게이코 후지모리 대통령 당선인은 “실용주의자였던 아버지는 법을 존중하는 측면이 그리 강하지 않았고, 이는 여러 결정과 언론과의 극히 나쁜 관계, 정당들과의 불화에서 드러난다”며 “저는 법치와 민주주의에 대해 깊은 존중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임기 중에 영부인(고 수사나 히구치)과 이혼해 페루 내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히구치는 남편의 부정부패 사실을 폭로하며 갈라섰는데, 이후 장녀인 게이코 후지모리 가 어린 나이에 영부인의 역할을 맡게 된다. 19세의 어린 나이에 영부인 직책을 맡게 된 것에 대해서는 히구치 여사의 권유가 있었다고도 전했다. 후지모리는 히구치가 암 진단을 받고 지난 2022년 사망하기 전에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후지모리 당선인은 당시 부모의 이혼에 대해 ‘팝스타 샤키라와 피케의 결별보다 더 끔찍했다’는 칼라의 비유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그는 “몇 년이 지나고 비로소 이혼이 부모와 자녀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 사이의 문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부부가 더 잘 지낼 수 없는 순간이 있고, 그럴 때 가장 건강한 선택은 헤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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