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원서 조력 사망법 통과…정신적 고통은 대상서 배제
연령·국적(거주)·질환·고통·판단능력(의사표현) 요건 충족시 조력사 허용
![[서울=뉴시스]프랑스 하원 격인 국민의회에서 30일(현지시간) 불치병을 앓는 성인에게 조력 사망을 선택할 권리를 인정하는 '조력 사망법'이 통과됐다. 사진은 프랑스 조력 사망법안. (사진 = 프랑스 의회 홈페이지 갈무리) 2026.0.7.01. photo@newsis.com](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1/newsis/20260701154305907pzae.jpg)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프랑스 하원 격인 국민의회에서 30일(현지시간) 불치병을 앓는 성인에게 조력 사망을 선택할 권리를 인정하는 '조력 사망법'이 통과됐다. 신체적 고통이 아닌 정신적 고통은 조력 사망 허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프랑스 상원은 지난 1월 조력 사망법을 부결시킨 바 있다. 상원이 조력사법을 다시 부결하면 헌법에 따라 하원에서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게 된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조력 사망법을 찬성 295표, 반대 232표로 가결했다.
조력 사망법안을 담당한 필리프 비지에르 의원은 "새 법안은 환자에게 새로운 권리를 열어 주면서도 의료인이 참여를 거부할 자유를 보장하고 환자·의료진·가족 모두를 위한 안전장치를 설계했다"고 보고했다.
조력 사망법은 연령과 국적(거주), 질환, 고통, 판단 능력·의사 표현 등 5가지 요건을 충족할 경우 조력 사망을 선택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조력 사망에 관여한 의사 등 보건 전문가에 대한 면책 규정도 담고 있다.
우선 만 18세 이상으로 프랑스인이거나 프랑스에서 안정적이고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원인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심각하고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을 앓아야 하며 그 질환이 생명을 위협해야 한다. 되돌릴 수 없는 악화 과정에 들어섰고 환자의 건강 상태가 점점 나빠져 삶의 질을 심하게 떨어뜨리는 '진행 단계'이거나 '말기 단계'이어야 한다.
또 심각한 질병에 직접 연관된 고통을 겪고 있어야 한다. 그 고통은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고통이거나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거나 중단하기로 선택한 경우 그 선택 아래서 환자 본인 기준으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이어야 한다.
조력 사망법은 심리적 고통만으로는 어떤 경우에도 조력 사망을 허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우울증과 정신질환 등 순수 정신적 고통만을 사유로 한 신청은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환자가 자유롭고 충분히 정보를 갖춘 의사를 표현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조력 사망법은 환자가 가족, 배우자, 상속인과 이해관계가 없는 현직 의사에게 직접 대면 요청해야 한다고 신청 절차를 규정했다.
의사는 환자의 요청을 받은 뒤 전문의, 간호사, 사회복지·심리 전문가 등 다직역 합의체를 구성해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한 다음, 요청을 공식화한 날로부터 15일 이내 승인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환자는 결정 통보일로부터 최소 2일의 숙려 기간이 지난 뒤 '치명적 약물(조력 사망 유도 약물)'의 투여를 요청할 수 있다. 환자 스스로 치명적 약물을 투약해야 하며 신체적으로 스스로 투약할 수 없는 경우에만 의사 혹은 간호사가 대신 투약할 수 있다.
의사는 언제든 의사를 철회할 수 있다고 고지해야 한다. 투약 당일 투약 진행을 원하는지 확인해야 하며 투약을 진행하도록 하는 압박을 확인하는 경우 절차를 중지해야 한다. 투약 요청이 통지일로부터 3개월이 지난 뒤 이뤄지는 경우 투약 의사 표시가 자유롭고 충분히 알게 된 것인지 다시 평가해야 한다.
조력 사망법은 조력 사망에 참여하기를 원치 않는 보건 전문가는 자신의 거부를 자신에게 요청한 사람 또는 전문가에게 알리고 이 절차의 시행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보건 전문가들의 이름을 전달하도록 하는 '양심 조항'도 규정했다.
프랑스는 조력 사망 허용 여부를 두고 논쟁을 벌여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022년 임종기 관련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조력 사망법은 2024년 처음 공식 발의됐고 하원에서 지난해 5월 가결됐다.
그러나 상원은 1월28일 반대 181표, 찬성 122표로 조력 사망법을 부결시켰다. 조력 사망 합법화에 대한 윤리적 우려와 취약한 환자 보호 문제, 남용 우려 등이 반대 이유로 거론됐다.
상하원은 이후 상원 7명, 하원 7명으로 구성된 공동위원회에서 절충안을 모색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하원은 30일 조력 사망법을 재의결해 상원으로 송부했고 양원간 합의가 다시 불발되면 헌법에 따라 하원이 최종 결정권을 행사한다.
야엘 브라운 피벳 하원 의장은 소셜미디어에 "이번 표결은 수년에 걸친 준비 작업과 진지함, 존중, 품위를 바탕으로 진행된 폭넓은 공론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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