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이 지역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인 해남 솔라시도의 심야(자정~오전 6시) 시간대 전력 공급 비중이 0.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탔다. 정부는 ‘서남권의 풍부한 신재생 에너지’를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선정 사유 중 하나로 들었지만, 대표적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은 24시간 전력공급이 불가능해 반도체 생산시설에 전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가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실이 해남 솔라시도의 2019년 12월~2026년 6월 사이 시간대별 전력 공급량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전력 공급량 36만1838kWh(킬로와트시) 중 53.8%가 오후 6시부터 자정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오부터 오후 6시 사이가 33.46%, 오전 6시부터 정오 사이가 12.73%로 뒤를 이었다.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에 공급된 전력은 전체의 0.01%에 불과했다.
태양광 발전은 해가 떠 있을 때에만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해 낮 시간대에 생산한 전력 일부를 저장해뒀다가 밤 시간대에 이를 공급한다. 하지만 이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자정 이후 심야 시간대에는 전력 공급을 전혀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화재 등 안전사고 우려 때문에 정부가 심야 시간대 ESS 가동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는 태양광 발전소의 ESS 방전 시간대를 오후 5시부터 자정 사이 7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ESS를 장시간 사용하면 화재 발생 우려가 있고, 특히 심야 시간대에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응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해남 솔라시도를 방문, 관계자로부터 데이터센터 부지와 태양광 발전 설명을 듣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반도체 생산시설은 24시간 대규모 전력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태양광 발전만으로는 사실상 가동이 불가능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병행해 태양광 발전의 전력 공백기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원자력 발전소는 한 번 껐다 켜는 데 사흘이 걸려 태양광 발전의 전력 공백에 실시간 대응하는 게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정부 발표 어디에도 LNG 발전 관련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양광 발전만으로 24시간 전력공급을 하려면 안전 규정을 해제하더라도 배터리가 현재 대비 최소 8배 필요해 천문학적인 재원이 소요돼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구자근의원 자료사진. 뉴스1
구자근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이 ‘준비된 땅‘이라고 했으나, 하나하나 따져보면 허황된 주장과 근거들 뿐“이라며 ”국가의 미래전략산업을 정치적 흥정거리로 전락시킨다면 큰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