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나가라"…남아공 대규모 反이민시위에 외국인 사망 발생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이민 시위가 발생해 외국인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남아공 전역에서 반이민 단체들의 주도로 불법 체류자 추방 요구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은 이들 단체가 미등록 이민자들의 출국 시한으로 일방 통보한 '최후통첩의 날'이었다.
남아공 최대 도시 요하네스버그와 남동부 더반에서는 몽둥이와 깃발을 휘두르는 시위대 수천 명이 행진을 벌였다. 요하네스버그 인근에서는 치안 부대가 일부 외국인들을 호송해 대피시키는 과정에서 폭도들과 대치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남아공 당국은 약탈 혐의로 여러 명이 체포됐으며 야간 시간대 요하네스버그와 더반에 군 병력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반이민 단체 '마치 앤 마치'의 지도자 자신타 응고베세 주마는 더반의 군중들에게 "향후 6개월 동안 정부가 떠나지 않은 사람들을 쫓아내기를 원한다"며 오는 11월 지방선거 전까지 매주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로 이민자 유입이 활발하지만, 30%가 넘는 실업률, 높은 범죄율, 공공서비스 붕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반이민 단체들은 불법 이민자들이 일자리와 공공서비스 혜택을 빼앗아 가고 있다고 지목하지만, 정부 실패의 책임을 외국인들에게 전가하는 '희생양 삼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위가 격해지면서 남아공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외국인들마저 해고되거나 거주지에서 쫓겨나는 등 위협을 받고 있다. 남아공 경찰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외국인 겨냥 폭력 사태가 벌어지면서 모잠비크인 최소 2명, 에티오피아인 1명, 말라위인 1명이 사망했다.
나이지리아, 말라위, 가나, 짐바브웨, 모잠비크 등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은 자국민 대피를 위한 자발적 송환 항공편과 버스를 마련했다. 전날 남아공 당국은 최근 몇 주 동안 2만 5000명 이상이 출국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시위의 자유가 "타인을 위협하거나 협박하는 것, 기물 파손과 폭력 행위에 가담하는 것을 허용하지는 않는다"며 "동기가 무엇이든 법을 스스로 집행하는 것은 자경단의 행동"이라고 자제를 당부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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