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제야 제도권으로”…췌장장애 첫 등록, 환우들 ‘감격’

허승아 기자 2026. 7. 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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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췌장장애 제도 전격 시행…23년 만에 장애 유형 추가
환우들 “없던 장애 생긴 게 아니라 어려움 인정된 것”…후속 제도 마련 한목소리
1일 국회도서관에서 제1회 췌장장애의 날을 맞아 기념식을 개최했다. /허승아 기자

| 서울=한스경제 허승아 기자 | 1형 당뇨병 환자들이 오랜 기간 요구해온 췌장장애가 장애인복지법상 새로운 장애 유형으로 공식 인정됐다. 23년 만에 장애 유형이 추가되면서 제도권 밖에 있던 환자들이 장애 등록을 통해 복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 1형 당뇨 5만1807명…오늘부터 췌장장애 등록

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사)한국1형당뇨병환우회(한국췌장장애인협회)와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주최한 '제1회 췌장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개최됐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이날부터 등록 가능한 장애 유형에 '췌장장애'를 신설했다. 지난 2003년 뇌전증 등 5개 유형을 신설한 이후 23년 만이다. 이번에 새롭게 인정되는 췌장장애는 당뇨병 중에서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손상된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소아 당뇨 환자가 대부분인 1형 당뇨병 환자가 주로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1형 당뇨병은 면역 체계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세포를 공격해 인슐린을 제대로 생성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형 당뇨병 환자는 5만 180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의료기술 발전으로 생존율은 높여졌지만 평생 이어지는 혈당 관리와 의료비 부담, 학교·직장 등에서의 제약은 여전히 환자들의 부담이다. 

이번 기념 행사에는 1형 당뇨병 어린이들과 초등학생 부모와 복지부,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줬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는 축사에서 "오늘은 췌장장애 제도가 공식 시행된지 불과 몇 시간이 지난 첫 날이다"며 "현재 등록된 장애인은 없지만 보름 뒤면 대한민국에서 첫 췌장장애인이 탄생하게 되는 역사적인 출발점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제도 도입 뒤에는 환자들의 오랜 투쟁과 연대가 있었고 제도 추진을 위해 애쓰신 복지부와 후원을 해주신 기업 단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가 오늘 기뻐하는 이유는 없던 장애가 생겨서가 아니라 이미 어려움을 겪어온 삶이 이제야 정당하게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1형 당뇨 환우 5인이 발언하고 있다. /허승아 기자

▲ "약점 아닌 일상관리로"...복지부·국회, 후속 정책 약속

질환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을 전하는 환우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박유라 중학생 환우는 아빠와 함께 170km를 걸으며 질환을 알려온 사연을 전하며 "1형 당뇨가 있다고 해서 못 할 일은 없다"며 "전 세계 아이들이 차별받거나 상처받지 않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양서현 중학생 환우도 학교 내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과 정기 진료 시 '진료 결석' 처리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학습권과 건강권 사이에서 매일 투쟁하는 학생들의 현실이 개선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민서정 대학생 환우는 취업을 앞둔 불안감을 토로하며 "우리의 노력이 질환 때문에 가려지지 않도록 사회가 우리를 약점이 아닌 일상의 관리로 존중해 주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창훈 25년 차 환우는 "우리의 꿈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라며 "이제 췌장장애라는 이름이 우리 삶의 장애물이 아닌,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돕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강경희 환우는 42년째 1형 당뇨병을 관리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혈당 관리와 무선 인슐린펌프 사용 등에 월 최대 90만원의 비용이 들고 평생으로 환산하면 3억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며 "환자 지원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합병증을 예방해 국가 전체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라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췌장장애 인정은 보이지 않는 어려움을 제도가 비로소 바라보기 시작한 일"이라며 "오늘의 의미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환우와 가족들의 삶을 실제로 바꾸는 제도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차정경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23년 만의 장애 유형 추가는 역사적인 일이지만, 등록은 시작일 뿐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환우들의 의견이 실제 정책에 반영될 때까지 보건복지부가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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