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조 AI 메가프로젝트에 건설사도 웃는다…반도체·데이터센터 수주 기대감 'UP'
삼성E&A·현대건설·GS건설 등 첨단산업 인프라 수혜 주목

| 서울=한스경제 한나연 기자 | 정부가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을 핵심 축으로 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건설업계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건설업은 주택 경기와 금리, 미분양 등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반도체 생산시설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등 첨단산업 기반시설 수요가 확대되면서 비주택 중심으로 사업 영역이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1일 건설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9일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총 140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서남권에 800조원을 투입해 메모리 반도체 생산공장(팹) 4기를 구축하고, 충청권에는 81조원을 투자해 HBM(고대역폭메모리) 패키징 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민관 협력을 통해 2035년까지 1000조원 이상을 투자해 총 18.4GW 규모로 확대한다.
민간 투자도 본격화된다. SK그룹은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GS그룹은 강원 동해에 2.4GW, 네이버는 세종 등에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2028년 상반기 주요 데이터센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가와 건설업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국가 투자계획을 넘어 건설업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단지 조성과 생산시설 건설은 물론 송전망과 용수시설, 데이터센터, 배후도시 개발까지 대부분의 사업이 건설사의 참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구체적인 사업 일정 확정 및 실적 기여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되겠지만, 정부 대출 규제, 금리, 미분양 등의 주택지표에 따라 위축돼 있던 건설업종이 AI 생태계 구축 과정에서 참여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업종 재평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건설사의 주요 수혜 분야로 ▲산업단지 조성(도로·용수·수처리) ▲반도체 팹과 클린룸 등 생산시설 ▲송전망과 재생에너지, 원전 연계 등 전력 인프라 ▲총 18.4GW 규모 AI 데이터센터 ▲배후도시 개발 등을 꼽았다. 실제 올해 4월 누적 공장·발전·기계설치 부문 신규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하며 첨단산업 중심의 발주 확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별로는 반도체 생산시설 분야에서 삼성E&A와 삼성물산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IBK투자증권은 신규 부지 개발이 필요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보다 이미 산업단지 조성과 기반시설 구축이 상당 부분 진행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실적 가시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완공 시점을 기존 2047년에서 2040년으로 앞당기고, SK하이닉스도 투자 규모와 공장 계획을 확대하면서 관련 건설사의 조기 수혜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삼성E&A의 경우 현재 삼성전자 평택 P4·P5 공사를 수행 중이다. iM증권은 평택 P5 2단계 착공과 삼성전자의 서남권 반도체 투자 확대에 따라 첨단산업 신규 수주가 연간 최소 5조원 이상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반도체 공장은 일반 플랜트보다 수주 이후 매출 인식 속도가 빠른 만큼 최소 2028년까지 첨단산업 부문의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현대건설과 GS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등이 주목받는다. 현대건설은 금융결제원 분당센터와 KT 목동 IDC, 네이버 '각(GAK)' 세종 등 다수의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GS건설 역시 네이버 '각 춘천'과 에포크 안양센터 등을 수행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룹 차원의 동해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지역 건설사의 수혜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의무 공동도급과 종합심사낙찰제의 지역경제 기여도 평가 등 지역업체 우대 제도가 강화되면서 산업단지와 도로, 용수시설 등 기반시설 공사에서는 지역 건설사의 공동 또는 단독 참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메가프로젝트는 단순히 공사 물량이 늘어나는 차원을 넘어 건설업 수주 지형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택 중심이던 포트폴리오가 반도체 생산시설과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등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성장축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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