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또 '기습 인상'…잘 팔리는 RWD 모델Y는 그대로

박선강 기자 2026. 7. 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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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레인지·6인승 롱바디 300만원 추가
국고 지원금 전액 수령 마지노선 확보
테슬라 모델 Y. 테슬라 제공

테슬라코리아가 7월 들어 모델Y 값을 다시 올렸다. 그런데 가장 많이 팔리는 트림은 손대지 않았다. 노림수가 읽힌다.

이번 인상 대상은 사륜구동(AWD) 라인이다. 프리미엄 롱레인지 AWD는 6399만원에서 6699만원으로, 6인승 롱바디 모델Y L은 6999만원에서 7299만원으로 각각 300만원 뛰었다. 반면 프리미엄 후륜구동(RWD)은 4999만원 그대로다. 모델3 등 다른 라인의 큰 변동도 보고되지 않았다.

데자뷔다. 불과 석 달 전인 4월, 테슬라는 모델Y L 출시 일주일 만에 500만원, 롱레인지 AWD에 400만원을 얹어 '기습 인상' 논란을 빚었다. 그 인상 위에 또 300만원을 포갠 셈이다.

배짱의 근거는 실적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국내에서 5만5000여대를 팔며 판매량을 1년 만에 두 배로 불렸다. BMW·벤츠에 이은 수입차 3위. 잘 팔리니 값을 올려도 팔린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온라인에선 "두 달 만에 또 올리느냐"는 불만이 쏟아지지만, 계약 대기줄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왜 RWD만 비켜갔나
답은 세 글자, '보조금'이다. RWD의 4999만원은 우연이 아니라 사수해야 할 숫자다. 전기차 국고 보조금 100% 지급선이 차값 5000만원 안팎에서 그어지고, 내년엔 '5000만원 미만'으로 더 조인다. 여기서 1만원만 넘겨도 지원이 깎인다. RWD는 모델Y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볼륨 트림'이자 보조금 온전히 받는 마지노선 상품이다. 값을 올리는 순간 최대 강점인 실구매가 경쟁력이 무너진다. 테슬라가 RWD만 동결한 이유다.
테슬라코리아 차량 주문(·견적 확인 페이지. 테슬라 제공

'싯가'처럼 움직이는 테슬라
배경엔 강한 수요가 있다. 연초 공격적 인하로 3월 국내 등록이 전년 대비 330% 폭증했고, 원화 약세까지 겹쳤다. 값을 내려 불을 붙이고, 수요가 확인되자 다시 올린다. 생산량·수요·환율·경쟁을 실시간 반영하는 테슬라식 '싯가' 정책의 전형이다. "오늘이 제일 싸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이미 계약을 마친 소비자는 대개 계약 당시 가격으로 인도받는다. 값이 오른 뒤에도 기존 주문은 보호된다. 다만 색상·휠 같은 옵션을 바꾸면 현재 가격으로 재산정될 수 있다. 오른 값은 신규 주문자의 몫이다.

소비자의 선택은 AWD가 비싸질수록 4999만원 RWD로 수요가 쏠리고, 보조금까지 얹은 실구매가는 기아 EV3·EV4 같은 국산 대중형 전기차와 정면으로 맞붙는다. 주행거리(약 400㎞대)와 사륜구동이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대부분의 구매자에게 정답은 여전히 RWD라는 얘기다. 테슬라의 트림 전략이 노린 지점도 바로 여기다.

가격표는 또 바뀔 수 있다. 그러나 4999만원짜리 RWD만큼은, 당분간 테슬라의 미끼이자 방패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