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블록체인 결합한 DSRV 농업 바우처…아프리카 주변국으로 확산
분실·위조 등 종이 바우처 한계 극복…오프서도 보조금 지급
에티오피아 정부 대표단 내달 중순 방한…도입 협의 예정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국내 블록체인 인프라 기술 기업인 DSRV가 마다가스카르에서 검증한 농업 전자바우처 시스템이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주변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월드뱅크와 아프리카 각국 정부가 현지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한국형 디지털 공공 인프라(DPI) 수출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에티오피아 대표단의 방한은 마다가스카르 실증 사업이 성과를 거두면서 이뤄졌다. DSRV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월드뱅크와 마다가스카르 정부가 공동 개최한 워크숍에서 블록체인 기반 농업 전자바우처 시스템의 기술 구조와 실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워크숍은 마다가스카르의 국가 농업 디지털 공공인프라(DPI) 로드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농업·식량주권부와 축산부, 디지털개발·우정통신부 등 핵심 부처와 월드뱅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DSRV는 한국-월드뱅크 협력기금(KWPF)의 지원을 받아 약 90만달러 규모의 실증 사업을 수행했다. 농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신원 등록부터 바우처 사용, 가맹점 정산까지 전 과정을 검증하며 종이 바우처 체계에서 발생하던 보조금 누수와 정산 지연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블록체인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기존 금융 시스템과 결합했다는 점이다. DSRV는 시스템의 대부분인 약 90%는 전통 금융(웹2) 방식으로 운영하고, 거래 추적과 감사가 필요한 핵심 영역에만 블록체인(웹3)을 적용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정호성 DSRV 글로벌사업실장은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인프라가 없는 환경에서도 실제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웹2 90%, 웹3 10%’ 구조로 블록체인은 신뢰 확보가 필요한 최소한의 영역에만 적용했다”고 말했다.

DSRV는 통신망과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현지 환경을 고려해 NFC 카드 방식을 적용한 것이 실증 성공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민감한 생체정보는 암호화 기술로 보호하고, 정부가 바우처 사용 현황과 농자재 재고, 수혜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해 데이터 주권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아프리카는 해외 송금 수수료가 평균 7%, 결제 수수료도 3% 수준으로 높은 데다 결제 인프라도 부족한 지역이 많다. 업계에서는 보조금 지급 이력이 디지털 기록으로 축적될 경우 향후 소액결제와 송금, 보험, 농업금융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의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병윤 DSRV 공동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스타트업의 블록체인 기술이 국제기구와 아프리카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인프라 사업에 적용된 사례”라며 “정부와 금융권, 기업, 국제기구와 협력을 확대해 K-디지털 행정 인프라의 해외 확산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영 (young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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