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보텍, SK하이닉스 뚫었다…"배관회사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

김영환 2026. 7. 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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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계약·비굴착 기술로 신성장동력 확보
"시장 저평가 해소…기업가치 재평가 받겠다"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도시는 위로만 성장하지 않는다. 고층 빌딩과 첨단 산업단지가 도시의 얼굴이라면, 땅속 상하수도관은 도시를 지탱하는 혈관이다. 문제는 이 혈관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산업의 판을 바꾸고 있지만, 도로 아래 인프라는 여전히 굴착과 교체 중심의 오래된 방식에 머물러 있다.

황희선 뉴보텍 대표가 지난 29일 이데일리TV에 출연해 미래 성장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TV)
환경 인프라 전문 기업 뉴보텍(060260)은 이 낡은 방식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30년 넘게 상하수도 배관재를 만들어온 회사는 이제 단순 제조기업이라는 이름표를 떼려 한다. 상하수도 배관재를 공급하는 전통 제조기업에서 땅을 파지 않고 노후 관로를 되살리는 비굴착 인프라 기술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황희선 뉴보텍 각자 대표는 인터뷰에서 뉴보텍의 상하수도 기술력과 비굴착 관로 보강·갱생 공법, SK하이닉스(000660) 폐기물 처리 계약 수주 과정의 뒷이야기를 풀어놨다.

◇황희선표 체질개선 기지개

뉴보텍의 변화는 본업에서 시작됐다. 뉴보텍은 PVC 상하수도관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배관재 전문 기업이다. 상수도관과 하수도관은 도시 인프라의 가장 기본적인 축이다. 평소에는 존재를 의식하기 어렵지만 한 번 문제가 발생하면 시민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누수와 싱크홀 △도로 침하 △수질 오염 등 대부분의 문제는 노후 지하 관로와 맞닿아 있다.

황 대표는 “상하수도관은 단순한 자재가 아니라 도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라며 “뉴보텍의 본업은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오염된 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뉴보텍이 바라보는 시장은 과거와 다르다. 단순히 관을 만들어 납품하는 방식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역시 예산 부담과 각종 민원 때문에 굴착 중심의 노후 관로 교체 방식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로를 파헤쳐 관을 통째로 교체하는 방식은 비용은 물론 교통 통제와 소음, 안전 문제까지 동반한다.

이 때문에 뉴보텍은 비굴착 관로 보강·갱생 공법에 힘을 쏟고 있다. 비굴착 공법은 땅을 크게 파지 않고 기존 관로 내부를 보강하거나 복원하는 기술이다. 노후 관 내부에 새로운 구조를 형성하거나 손상 부위를 보강해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기존 굴착 공법보다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도심 생활 불편도 최소화할 수 있다.

황 대표는 “도시 인프라의 핵심 과제는 이제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래 쓰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라며 “뉴보텍도 단순히 배관을 만드는 회사를 넘어 노후 관로를 진단하고 보강하며 관리하는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질 개선의 또 다른 축은 AI다. 뉴보텍은 비굴착 공법뿐 아니라 AI 기반 관로 탐사 로봇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하 관로를 로봇이 탐사하고, 노후 정도와 파손 가능성을 분석한 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수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기술이다.

황 대표는 “상하수도 인프라도 결국 데이터 기반 산업으로 바뀔 것”이라며 “막연히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구간이 얼마나 위험한지 먼저 진단하고 필요한 곳부터 보강하는 체계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보텍의 핵심 경쟁력으로 30년 넘게 축적한 제조 경험을 꼽았다. 상하수도관을 오랫동안 만들어온 만큼 관로 구조와 현장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다. 단순히 장비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노후화가 진행되고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보강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는 설명이다.

황 대표는 “30년 넘게 관을 만들어온 회사가 결국 관을 가장 잘 안다”며 “제조 기술과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관로 진단부터 보강, 유지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기술 기반으로 따낸 대기업 수주

뉴보텍의 변화는 상하수도 분야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는 7월 1일부터는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하는 고상 지정폐기물 처리 사업도 본격화한다. 뉴보텍에는 단순한 신규 수주 이상의 의미가 있다. 대기업 거래를 회복하고 자원순환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이번 계약은 가격 경쟁력만으로 따낸 결과가 아니다”라며 “안전보건 관리 역량과 환경 대응 체계, 물류 효율성, 축적된 운영 경험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어려웠던 것은 잃어버린 신뢰를 말이 아니라 숫자와 시스템으로 증명하는 일이었다”며 “이를 위해 설비 투자와 작업 프로세스를 전면 재정비했고, 결국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약은 뉴보텍의 실적 개선 속도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하는 고상 폐기물은 가공 과정을 거쳐 재생 펠렛 등 고부가가치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뉴보텍은 이를 수선·세척·분쇄해 국내외 수요처에 공급할 계획이다. 유가 상승과 친환경 원료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재생 플라스틱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만큼, 자원순환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다.

황 대표는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사업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자원을 다시 산업 원료로 되돌리는 순환경제 사업”이라며 “이번 SK하이닉스 계약은 뉴보텍 재활용사업본부 2.0의 출발점이자 친환경 자원순환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첨단산업은 생산 기술뿐 아니라 환경 처리 역량도 경쟁력”이라며 “뉴보텍은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친환경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황 대표는 “뉴보텍이 전통 사업을 버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PVC 상하수도관은 깨끗한 수질 관리와 도시 인프라를 위해 여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핵심 제품”이라며 “본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자원순환 사업을 또 하나의 성장축으로 육성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체질 개선을 통해 창출한 성장의 과실은 주주들과 함께 나누겠다”며 “자사주 매입과 소각,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과제도 있다. 뉴보텍은 과거 실적 부진과 사업 구조 전환 과정에서 시장의 의구심을 받아왔다.

황 대표는 “현재 뉴보텍의 기업가치는 시장에서 본질적인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의 저평가를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결국 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말뿐인 청사진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본업 경쟁력 강화와 우량 대기업 중심의 수주, AI 기반 신사업의 성과를 차근차근 쌓아 시장이 스스로 뉴보텍의 가치를 다시 평가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가치는 말이 아니라 성과가 만든다. 시장이 스스로 뉴보텍을 다시 평가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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