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논뿐인디 기대 안 되겄소"... 호남 반도체 공장 부지는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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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약고 때문에 새로 짓지도 못하고 고치지도 못하고 살았제. 여태 발전도 안 되고 논뿐인디, 저거 없애고 대기업 공장 세운다는 이야기가 도니 기대가 안 되겄소."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이 광주에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열어 서남권 반도체 팹 4기 조성 계획을 밝혔지만 핵심인 공장 부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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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들어가고 주민 개발 기대 많아
정부, 반도체 공장 부지 발표 지연에
인프라, 부지 등 신중하게 검토 예상
1일 전남광주특별시 출범 속도 붙나

"탄약고 때문에 새로 짓지도 못하고 고치지도 못하고 살았제. 여태 발전도 안 되고 논뿐인디, 저거 없애고 대기업 공장 세운다는 이야기가 도니 기대가 안 되겄소."
광주 부동산 들썩이고 해남도 개발 기대
광주 서구 마륵동 탄약고 인근 월암마을에서 30일 만난 주민 서성기(73)씨의 목소리에 흥분이 묻어났다. 군 공항과 탄약고가 있는 월암마을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수십 년간 농경지와 임야로 방치돼온 미개발지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들의 호남 반도체 800조 원 투자 확정으로 일대가 반도체 생산시설(팹)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개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광주 곳곳이 들썩이고 있다. 광주 북구·광산구와 전남 장성군 일대에 조성되는 첨단3지구 인근 부동산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인근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오서연씨는 "반도체 공장이 들어온다는 기대감이 엄청나다 보니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땅 주인들이 아예 매물을 거둬들이고 관망하는 추세"라며 "부지가 확정되면 땅값이 다시 한번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주 도심 아파트 투자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공인중개사 김모(50)씨는 "정부 발표 이후 아파트 분양권을 매수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10통 넘게 왔다"며 "주변 상권이나 생활 환경 등을 따지는 외지인들의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립 등이 예정된 전남 해남 솔라시도 일대도 개발 기대로 술렁이고 있다. 해남 일대에는 풍부한 일조량과 해상 풍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가 구축돼 있다. 반도체 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을 위해 해남의 에너지 인프라 활용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다. 박육동(60) 해남군 산이면 황조마을 이장은 "처음에는 농사짓던 땅에 발전기가 들어선다고 해서 섭섭하기도 했는데, 햇빛과 바람이 반도체 공장 밥줄이 된다니 동네 사람들 다 어깨가 으쓱하다"며 "무엇보다도 쇠락하는 마을에 일자리가 생길 것이란 기대가 높다"고 기대했다.
후보지 확정 왜 늦어지나

하지만 정부와 기업들이 반도체 팹 부지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지역 사회 안팎에서는 불안감도 나온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이 광주에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열어 서남권 반도체 팹 4기 조성 계획을 밝혔지만 핵심인 공장 부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산업부는 기존에 계획했던 첨단산업 거점 지역인 미래차 국가산단, 빛그린 국가산단, 첨단3지구 일반산단, 나주 에너지 국가산단, 해남 솔라시도 등과 함께 광주 군공항 종전 부지와 무안 국가산단 후보지를 신규 기획 거점 지역으로 소개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전력·용수 확보, RE100 대응, 인허가 속도, 산업 생태계 연계성 등 복합적인 여건을 고려해 검토해야 하는 만큼 부지 선정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남 솔라시도의 경우 전력과 용수는 풍부하지만 간척지 기반 문제와 정주 여건 등이 부족하다. 군 공항 종전 부지는 부지 확보는 빠르지만 도심 인근에 공장을 세워야 해 주민 반발이 예상된다. 첨단3지구는 부지가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전남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후보지들의 인프라, 정책, 산업 등 다양한 조건을 동시에 맞추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어 입지 확정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성급하게 발표하면 지역 간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과 함께 호남 반도체 투자 실행이 빠르게 추진될 전망이다.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는 1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전남광주통합시 출범 및 반도체 투자 환영 시민대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반도체 공장 설립을 지원할 '전남광주통합시 반도체전략위원회' 출범을 선언하고 입지 선정과 인허가 절차, 전력·용수 공급 등을 논의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광주=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무안=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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