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현장을 가다/황인찬]日에 없는 참외… ‘K푸드’ 열풍에 최근 3년간 韓 수출량 4배 증가

도쿄=황인찬 특파원 2026. 6. 3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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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장 공략 나선 K참외
日서 멜론에 밀려 사라진 참외… 韓, 日 참외 개량해 역수출
최근 3년간 日 수출량 4.4배 ↑
이온 등 대형매장 400곳서 판매… 아삭한 식감과 ‘희귀과일’로 인기
지난달 12일 일본 도쿄의 한 식료품점에서 한국산 참외의 시식 행사가 열리고 있다. 한 남성 고객이 참외의 맛을 보고 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지난달 12일 일본 도쿄 고토구의 대형 쇼핑몰 ‘이온’. 매장 입구에서부터 한국에서 수입한 경북 성주 참외의 시식 행사가 한창이었다. 참외는 한국에선 수박과 함께 여름철 대표 과일이지만 일본에선 생소한 과일이다. 1960년대 등장한 프린스멜론이 인기를 끈 뒤 참외 재배가 급격히 줄며 일본 과일 시장에선 참외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매장에서 만난 유게 미야(弓削みや) 씨는 “90세인데 여태껏 참외란 과일이 있는 줄도 몰랐다”며 “오늘 처음 참외를 먹어 보는데 씹히는 식감이 독특하면서도 달고 맛있다”고 호평했다.》
황인찬 도쿄 특파원

● 日 400개 대형매장서 韓 참외 판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한국산 참외의 대(對)일본 수출은 2022년 31만800달러(약 4억7000만 원), 수출량 61.3t에서 2025년 105만5000달러(약 15억9400만 원), 271.5t으로 각각 증가했다. 불과 3년 만에 수출액은 약 3.4배, 수출량은 4.4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렇듯 한국 참외가 인기를 끌자 농림축산식품부, aT는 올해 일본 대형 유통업체와 손잡고 대대적으로 참외 알리기에 나섰다. 올여름에만 이온, 돈키호테, 마키야, 가와구치 등 주요 쇼핑몰 및 잡화점의 전국 매장 약 400곳에서 한국산 참외가 판매된다.

한국의 참외 산지는 성주다. 현재의 성주 참외가 1957년 일본에서 수입한 ‘은천 참외’ 품종을 여러 번 개량해 만들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과거 일본 소비자의 외면으로 사라졌던 참외가 한국에서 품종 개량에 성공해 다시 일본으로 역수출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온 쇼핑몰의 운영사인 이온리테일의 구리야마 가즈히사(栗山和久) 식품본부 매니저는 “한국산 참외의 식감이 조금 딱딱하기는 하지만 일본 소비자들이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일본에서 한국산 참외는 ‘기능성 식품’으로도 불린다. 참외의 ‘가바(GABA·Gamma-Aminobutyric acid)’ 성분이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효과를 인정받았기 때문. 일본 소비자청은 2023년 참외를 기능성 표시 식품으로 등록했다.

최근 한일 교류가 늘고, 서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 것도 인기의 또 다른 요인이다. 일본 내에서 한국인이 일상적으로 먹고 즐기는 것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K푸드’에 대한 관심 또한 부쩍 커졌다.

● ‘차메’, ‘코리안 멜론’으로 불리며 개당 1만 원에 판매되기도
최근 일본에서는 한국산 참외의 인기가 높다. 지난달 8일 일본 도쿄의 한 청과점에 등장한 한국산 참외. 참외를 일본어로 그대로 발음한 ‘チャメ(차메)’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 상점에서는 참외를 개당 350엔에 팔고 있지만 아마존저팬 등 일부 온라인 매장에서는 개당 1000엔 이상으로 판매한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aT에 따르면 한국산 참외가 일본에 처음 역수입된 것은 1994년부터였다. 도쿄의 신오쿠보, 미카와시마 등 한인들이 모여 사는 곳을 중심으로 참외가 일본 현지에 소개됐다. 지금도 일본에 정착한 한국인, 중국인들이 주로 찾는다. 특히 노란색을 부, 번영,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는 중국인들은 참외의 노란색 껍질을 좋아해 즐겨 찾는다고 한다.

지난달 8일 도쿄 아라카와구의 소규모 청과점 ‘후쿠다야(福田屋)’를 방문했다. 좌판에는 참외를 일본어로 그대로 발음한 ‘チャメ(차메)’라는 표지판과 함께 한국산이라는 안내가 있었다. 가게 주인은 “한국산 참외를 팔기 시작한 것은 약 5년 전부터인데 찾는 사람이 늘어 최근에는 꽤 잘 나간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내가 권해서 일본인 단골들도 호기심에 한두 개씩 사간 뒤 맛있다며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웃었다.

일본의 참외 가격은 한국보다 비싸다. 이온에서는 개당 430엔(약 4050원), 돈키호테에서는 538엔(약 5070원)에 팔린다.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저팬에서는 개당 1000엔(약 9430원) 이상에 판매된 적도 있다. 한국 판매가의 두 배가 넘지만 일본에서는 ‘희귀 과일’로 인식된 덕을 보고 있다.

한국산 참외의 일본 수출은 농가 소득 증가에도 도움이 될뿐더러 한국 내 참외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생산량이 늘어 국내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 초과되는 분량을 일본 등으로 수출해 가격 조절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올 1월 발간한 ‘2026 농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참외 생산량의 99.9%가 한국에서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차메’ ‘코리안 멜론’ ‘K멜론’ 등으로 불리며 베트남, 홍콩, 싱가포르, 호주 등 수출 지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다만 지리적으로 가깝고 유통망도 잘 발달한 일본이 역시 최대 수출처이며 잠재력도 큰 시장인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신속히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조대성 aT 도쿄지사 부지사장은 “한국산 참외가 일본 상점의 매대에 오르기까지 사흘이면 충분하다. 참외의 신선도를 잘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영양분 많다며 껍질도 먹는 日
지난달 12일 일본 도쿄의 한 카페에서 열린 한국산 참외 시식 행사에서 시민들이 참외의 껍질까지 맛보고 있다. 일본에선 영양분이 많다는 이유로 참외를 껍질째 먹는 소비자가 많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한국산 참외의 일본 내 인지도를 높이려는 시도 또한 활발하다. 지난달 12일 도쿄 시부야구의 카페 ‘하우즈(HOW’Z)’에서는 한국산 참외의 시식 행사가 열렸다. 참외를 깎아서 그대로 먹는 방식 외에도 ‘참외 밀크 소다’ ‘참외와 키위 요거트 플레이트’ ‘참외 타르트’ 등 각종 음료와 디저트들을 선보였다. 모두 일본 파티시에들이 직접 개발한 것이다.

‘참외 밀크 소다’를 만든 요시노 도모코 씨(43)는 “참외 특유의 향과 달콤함이 우유 및 소다와 잘 어울린다”면서 “특히 참외의 사각사각한 식감이 독특해 잘게 썰어서 음료수 안에 넣었다”고 했다. 기자가 직접 시음해보니 우유와 사이다를 섞은 음료 안에 쌀알 크기의 참외가 씹혀 먹는 재미가 있었다.

이 행사에 참석한 인플루언서 히로타 모모 씨(26) 또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참외 사진을 올리느라 바빴다. 6만6000명의 팔로어가 있는 히로타 씨는 “과거 한국에 여행을 갔을 때 참외를 처음 먹어봤다. 한국의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이라고 들었는데 일본에서도 먹을 수 있게 돼 반갑다”면서 “자주 맛보고 싶다”고 했다. 마쓰모토 나나카 씨(24)는 “아삭한 식감이 오이 같기도 하고 배 같기도 하다”면서 “멜론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선 참외의 껍질까지 먹는 일본인도 여럿 있었다. 항암 작용을 하는 쿠쿠르비타신, 항산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 베타카로틴 등 영양 성분이 참외 껍질에 많다는 것이 일본에도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현철 aT 일본지역본부장은 “영양분이 많다는 이유로 참외의 껍질까지 먹는 일본 소비자도 있다”며 “앞으로도 참외를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기능성 과일’로 적극 홍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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