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보다 집적도 4배’ 초박형 반도체 칩 적층 기술 개발

국내 연구팀이 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 1 수준인 초박형 반도체 칩을 10층 이상 안정적으로 쌓는 기술을 개발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보다 약 4배 높은 집적 밀도를 구현한 기술이다.
포항공대(POSTECH)는 김석 기계공학과 교수(사진)와 김우현 통합과정 연구원, 금호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초박형 반도체 칩을 옮기면서 금속 접합까지 동시에 처리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포항공대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자율주행차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가 필요하다. HBM은 메모리 칩을 여러 층으로 쌓아 성능을 높이는 구조다. 얇은 칩을 얼마나 정밀하고 안정적으로 쌓을 수 있는지가 핵심 기술로 꼽힌다.
문제는 칩이 얇아질수록 쉽게 휘거나 깨진다는 점이다. 수십 마이크로미터(㎛) 이하 두께의 칩은 여러 층으로 쌓는 과정에서 위치가 어긋나거나 손상될 가능성이 커진다.
연구팀은 칩을 원하는 위치에 정밀하게 옮겨 붙이는 ‘전사 프린팅’ 기술과 칩을 옮기는 순간 금속 접합까지 끝내는 ‘실시간 본딩’ 기술을 결합했다. 칩을 옮겨서 붙이고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두께 약 14㎛ 초박형 실리콘 칩을 제작해 성능을 검증했다. 이 공정을 활용해 180도 이하의 저온, 20㎪ 이하의 저압 조건에서 칩을 10층 이상 안정적으로 쌓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다학제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리절츠 인 엔지니어링(Results in Engineering)’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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