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수4지구 시공사 선정 앞두고 홍보전 과열…'바람잡이' 의혹에 조합 경고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재개발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수주 경쟁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이 특정 시공사를 홍보하는 이른바 ‘바람잡이’ 의혹이 제기되는 등 과열 양상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30일 찾은 성수4지구 조합사무실 건물 입구에는 ‘바람잡이 STOP’, ‘바람잡이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다’ 등의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정영보 성수4지구 조합장은 최근 내부 공지를 통해 “조합원 자격으로 반복적으로 홍보관에 출입하며 유도질문이나 허위사실 등으로 다른 조합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대한 제보가 다수 접수됐다”며 “조합원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왜곡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하루에 5회 이상 양측 홍보관을 반복적으로 드나들며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행위는 정상적인 상담 기회를 저해하고 여론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업무방해 등에 해당할 경우 형사상 범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합사무실 건물 2층에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홍보관이 각각 마련돼 있다. 홍보관은 사전 예약제로, 조합원이 구글폼으로 방문을 신청하면 조합이 예약 명단을 취합해 양측 홍보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6일 홍보관 개관 이후 일부 조합원이 하루에도 3~5차례씩 홍보관을 방문해 다른 조합원들에게 특정 의견을 전달하거나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민원이 조합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의 반복적인 예약과 방문으로 일반 조합원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홍보관을 예약하지 못했다는 불만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행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입찰지침 위반과 함께 입찰의 공정성을 해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바람잡이’는 과거 일부 시공사들이 직접 홍보 대신 조합원을 활용해 특정 업체를 홍보하거나 다른 조합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활동하면서 생겨난 용어”라며 “서울시도 이러한 편법적인 홍보행위를 막기 위해 시공자 선정기준에 관련 금지 규정을 명문화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홍보관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업체와 연계돼 조직적으로 다른 조합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홍보활동을 한 점이 발각된다면 입찰지침 위반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성수4지구 입찰지침 제5조는 ‘담합·타사의 참여 방해 또는 발주자의 입찰 업무집행을 방해한 자가 속한 업체이거나 토지등소유자로 하여금 입찰 업무를 방해하게 한 자가 속한 업체’의 입찰을 무효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공사들이 제출한 이행각서에도 외부인을 고용하거나 관계인을 통해 조합 임·대의원 또는 조합원 간 분열행위와 업무방해, 경쟁사 상호비방, 유언비어 유포, 과대선전 등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성수4지구 조합은 “답변하기가 곤란하다”고 했다.
성수4지구 재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일대에 지상 최고 64층, 1439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1조3628억원으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합은 다음 달 5일 총회를 열어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박유진 기자 p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