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기대감에 집주인들 빈집 장기 방치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기준 도시지역 빈집은 모두 2천52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1차 빈집정비계획 수립 당시 조사된 3천693가구와 비교하면 1천173가구(31.8%) 감소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미추홀구가 629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구 579가구, 중구 501가구, 부평구 321가구, 남동구 238가구, 동구 109가구, 계양구 77가구, 연수구 66가구 순이다.
하지만 빈집 정비사업은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다. 빈집 정비 실적은 2021년 445가구, 2022년 385가구, 2023년 516가구였으나 2024년 148가구로 급감했다. 지난해는 94가구에 그쳤고 올해는 3월 기준 단 8가구에 불과하다.
빈집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정비사업 신청이 줄면서 방치된 빈집 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빈집 정비사업은 소유주 동의를 받아 철거·개량·안전조치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 예정지에 포함된 빈집 소유주들이 향후 개발이익을 기대하며 사업 참여를 미루는 사례가 적지 않다.
여기에 오랜 기간 방치된 빈집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동구 송림동 주민 박모(71) 씨는 "몇 년째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 그대로 있는데 밤이 되면 무섭고 보기에도 흉물스럽다"며 "빈집이 늘어나면 동네 분위기까지 어두워지는 것 같아 빨리 정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빈집 정비사업 예산은 지난해 18억4천900만 원에서 올해 10억4천500만 원으로 크게 줄었다. 군·구의 사업 신청 물량에 따라 예산이 배정되는 구조여서 정비 수요 감소가 사업 규모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을 기대하는 소유주들이 정비사업 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빈집 정비사업은 소유주 동의가 가장 중요한 데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병훈 기자 jbh99@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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