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김민아 기자 2026. 6. 3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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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의 복원 모형. 국가유산청 제공

중생대 마지막 시기인 백악기(1억4500만년 전~6600만년 전)에 한반도는 공룡의 천국이었다. 급격한 환경 변화로 다른 대륙에서 옮겨온 공룡들이 마지막으로 이른 곳이 기후가 따뜻하고 거대한 호수를 품고 있던 한반도였다. 물과 먹이가 풍부해 다양한 종류의 공룡들이 함께 살았다고 한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수많은 공룡 발자국과 뼈, 이빨, 알의 화석들이 꾸준히 발견되는 이유다.

올해 들어서도 전남 신안 압해도에서 두개골까지 보존된 ‘아기 공룡’ 화석이 발견됐다. 한반도에서 15년 만에 보고된 세 번째 토종 공룡이다.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미국 텍사스대(오스틴) 공동 연구팀이 지난 3월 학계에 보고한 이 공룡은 ‘둘리사우루스 허미니’란 이름을 얻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만화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와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 설립자인 허민 국가유산청장 이름에서 따왔다.

앞서 2008년 경기 화성에서는 두 번째 토종 공룡 뼈 화석이 발견됐다. 2011년 국제 학계에 보고된 이 화석은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로 명명됐다. ‘화성에서 발견된 한국 각룡류 공룡(뿔공룡)’이란 뜻이다. 202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한반도 최초의 토종 공룡 화석은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보성 조각류 공룡)’다. 2003년 전남 보성에서 발견된 이 화석은 한국 공룡 연구사에 큰 획을 그은 주인공이다. 한반도에서 처음 발견된 조각류(새와 유사한 발을 가진 공룡)의 흔적으로 가치가 크다. 아시아에서 매우 드물게 발견되는 오로드로메우스아과 공룡이어서, 백악기 북아메리카와 아시아 사이 공룡 이동의 중요한 증거로 평가받고 있다. 7년 간의 연구·복원 작업을 거쳐 2010년 독일 학술지에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라는 학명으로 발표됐다. 한반도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공룡 화석으로 공인돼 ‘코리아’(한국)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국가유산청이 보성 공룡 화석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상에 한해 늦게 선보인 동생 코리아케라톱스가 4년 먼저 천연기념물이 돼 맏형의 마음고생이 심했을 듯하다. ‘K공룡의 원조’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의 명예회복을 축하한다.

김민아 논설위원 ma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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