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울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호남 800조 경남은 추상적 조선·피지컬AI 구호 뿐”

김두천 기자 2026. 6. 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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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수도권 첨단산업 민간 투자’ 발표 비판
“반도체 공장 표심으로 짓는 것 아니야” 성토도
입지 선정 근거와 경부울 배제 이유 해명도 촉구
정동만 부산시당위원장과 부산·울산·경남에 지역구를 가진 국민의힘 의원들이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호남 반도체 투자 관련 합동 기자회견에서 부·울·경이 생산 거점 검토에서 배제된 것을 두고 자료 공개를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경남·부산·울산지역 국회의원들이 30일 정부의 호남 반도체 집적단지 조성 계획을 두고 "호남에는 수백조원 규모 반도체 투자를 말하면서 경부울에는 피지컬 인공지능(AI)이라는 추상적인 구호만 던지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경부울을 전력 생산기지로만 쓰고 미래산업 투자에서 배제하는 것은 균형발전이 아니라 균형·지역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정부는 전날 국가균형성장 정책 중 하나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국민보고회에서 호남권을 '제2의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도약시킬 800조 원 투자 계획이 공개됐지만, 경부울 특히 경남에는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나 투자 규모조차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와 SK그룹이 운영 중인 경남 사업장이 적은 탓으로 풀이된다.

경남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거제 삼성중공업을 중심으로 '차세대 조선 산업 육성'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향과 투자 규모 등은 제시되지 않은 채 "최첨단 고부가가치선 건조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는 두루뭉술한 언급만 내놨다. 정부 차원 피지컬AI 진흥 정책이 제조업이 발달한 지역 산업 생태계와 연관이 있지만 콕 집어 어떻게 투자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경부울 국회의원은 회견에서 "호남 발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전략산업 입지에 정치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는 표심으로 짓는 공장이 아니며 대통령 말 한마디와 여권의 정치 일정에 맞춰 움직일 산업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투자 결정 과정도 문제 삼았다. 이 대통령 관련 발언 후 호남 반도체 투자 구상이 급속히 공식화한 만큼 입지 선정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반도체 생산거점은 통상적으로 터, 전력망, 용수, 환경, 인력, 협력사 생태계를 장기간 검토해야 한다"며 "발표부터 해놓고 뒤늦게 근거를 맞추는 방식은 산업정책이 아니라 정치적 기획이고 '표(票)퓰리즘'"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호남으로 판단한 이유와 부울경 등 다른 지역과 어떻게 비교했는지 자세한 기준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입지 평가표, 전력 공급과 용수 확보 계획도 공개하라"며 "부지와 인허가 계획, 인력 양성, 협력사 이전, 물류망, 정주 여건, 환경영향, 예산 지원 근거와 예측 지원 규모를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또 "해당 기업 법인의 이사회나 주주들에게 충실히 보고됐는지, 경영의 기본원칙을 지켰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국비가 투입되는 만큼 국회와 국민의 검증을 피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절차를 무시한다면, 졸속이고 행정독재고, 기업 팔 비틀기"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전력 수급 등 여러 조건을 들어 경부울이 반도체 등 첨단 제조 역량을 갖춘 지역임을 강조했다. "전력 안정성, 제조 생태계, 항만과 물류 인프라, 핵발전 산업 기반이 부족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호남에는 수백조 원 반도체 투자를 말하고, 충청에는 데이터센터와 패키징을 말하면서도, 경부울에는 피지컬AI라는 추상적 구호만 던지고 있다"고 했다.

이날 회견에는 경부울 국민의힘 국회의원 34명 중 24명이 참석했다. 경남에서는 정점식 원내대표와 윤영석(양산 갑) 의원을 제외한 12명이 함께했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