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호남에 825조원 투자…반도체·AI 거점 키운다

신승훈 기자 2026. 6. 3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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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광주 반도체 팹 2개 등 425조원 투자 계획
SK하이닉스, 400조원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이재명 대통령,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이진안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대표. [출처=연합]

삼성과 SK하이닉스가 호남·서남권을 미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양사의 투자 규모는 총 825조원에 달한다. 수도권 중심으로 구축돼 온 국내 반도체 산업 지형이 호남과 서남권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30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각각 호남·서남권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글로벌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AI 데이터센터, 미래 에너지 등 첨단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호남에 총 42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핵심은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다. 삼성전자는 광주에 약 400조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팹 2개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삼성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 기흥·화성·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단 투자 일정도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용인 이후의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시점도 앞당겨졌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여러 지역 가운데 전력, 용수 등 인프라와 인력 확보, 정주 여건, 인센티브 지원 등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경우 수도권과 함께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차기 반도체 거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남 솔라시도에는 삼성SDS가 210MW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2028년 첫 가동을 목표로 2026년 하반기 착공될 예정이다.

솔라시도 AI 데이터센터는 정부의 AX(AI Transformation) 지원 거점 역할을 맡는다. 금융, 국방, 공공서비스 분야의 AI 전환을 지원하고 대학, 연구소,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로봇 AI 모델 학습·추론 등 산업용 피지컬 AI 지원과 공조, 보안, 네트워크 업체 입주를 통한 연관 산업 생태계 조성도 기대된다.

삼성물산은 호남 지역에서 무탄소 미래 에너지 투자를 확대한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발전, 영광 수전해 설비 등 원전 기반 수소 생산, 고온수전해(SOEC)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기술 실증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광주와 고창에도 추가 투자를 추진한다. 광주사업장에는 디지털 트윈 기반 혁신 허브 공장과 히트펌프·공조기 등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전북 고창에는 글로벌 최첨단 물류센터를 건설할 예정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가 3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연합]

SK하이닉스도 이날 서남권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반도체·AI 투자 비전을 제시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AI 산업은 학습의 단계를 넘어 실제 서비스가 본격 확산되는 시대로 진입했다"며 "향후 미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전제하에 용인 클러스터만으로는 충분히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가 필요하게 됐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서남권에 4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회사는 대규모 부지와 안정적인 전력·용수 공급이 가능한 입지가 필요하다며 서남권이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조건을 만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곽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새로운 클러스터를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며 "서남권에 생산 기반을 구축해 글로벌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반도체 생산기지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 우선 5GW 규모를 시작으로 전국에 15GW 수준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서남권에는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한다.

SK는 이를 통해 반도체 생산과 AI 컴퓨팅이 시너지를 내는 AI 산업 생태계를 서남권에서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메모리가 AI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한 만큼, 반도체 생산기지와 AI 데이터센터를 함께 구축해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발표로 호남·서남권은 반도체 제조, AI 데이터센터, 무탄소 에너지, 첨단 물류를 아우르는 대규모 산업 거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의 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지역 산업 생태계는 물론 국내 반도체 공급망과 AI 인프라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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