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기부도 일단 멈췄다…버핏, 게이츠재단 '엡스타인 조사' 지켜본다

박영환 기자 2026. 6. 3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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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버핏, 게이츠재단 기부 보류…엡스타인 조사 결과 기다려"
2006년 이후 480억달러 기부…20년 가까운 관행 올해 멈칫
게이츠재단, 외부 법무법인에 엡스타인 관련 관계 조사 맡겨
[오마하=AP/뉴시스] 사진은 지난 2018년 5월 7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FBN) 프로그램에서 인터뷰 중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2025.08.06.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미성년자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제프리 엡스타인과 게이츠재단 사이의 관계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매년 해오던 게이츠재단 주식 기부를 올해는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버핏 측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버핏이 올해 게이츠재단에 해오던 기부를 보류하고, 재단이 진행 중인 엡스타인 관련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착취 사건으로 미국 사회를 뒤흔든 금융가다. 그는 2019년 수감 중 숨진 뒤에도 생전 그와 교류했던 정·재계 인사들을 둘러싼 의혹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95세인 버핏은 올해 말까지 게이츠재단 기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그동안 매년 6월 또는 7월께 수십억 달러 규모의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게이츠재단에 기부해 왔다.

빌 게이츠가 세운 세계 최대 규모의 자선단체인 게이츠재단은 최근 외부 법무법인에 엡스타인 관련 관계 조사를 맡겼다. 조사 결과는 올여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버핏 측은 조사 진행 상황과 엡스타인 관련 의혹이 재단과 어디까지 연결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마크 수즈먼 게이츠재단 최고경영자 등 재단 지도부와 접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버핏은 WSJ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게이츠재단 측도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버핏은 2006년부터 2025년까지 게이츠재단에 약 480억 달러를 기부했다. 대부분은 자신이 보유한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여러 차례 나눠 넘기는 방식이었다.

버핏은 2021년 빌 게이츠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이혼을 발표한 뒤 게이츠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2024년 WSJ에 자신이 사망한 뒤에는 게이츠재단에 추가 기부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4년에는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도 자신이 공동 설립한 게이츠재단을 떠나 별도의 자선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외교부 공동취재단]=뉴시스]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버핏의 이번 보류 결정은 자녀들이 운영하는 가족 재단과 첫 부인 수전 톰슨 버핏의 이름을 딴 재단에 대한 연례 기부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버핏과 빌 게이츠의 관계도 엡스타인 관련 문서 공개 이후 긴장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은 지난 3월 CNBC 인터뷰에서 엡스타인 관련 문서가 공개된 뒤 게이츠와 대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연례 기부 여부를 정하기 전에 엡스타인 관련 문서에서 추가로 어떤 내용이 드러나는지 지켜보고 싶다고 밝혔다.

게이츠도 이달 중순 미 하원 감독위원회 비공개 조사에서 버핏과 마지막으로 대화한 시점은 엡스타인 문서 공개 전인 지난 1월이었다고 진술했다. 게이츠는 당시 두 사람이 게이츠 자신의 건강 문제와 몇 가지 다른 사안을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게이츠는 지난 5월 초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게이츠는 2020년까지 버크셔 이사였고, 이후에도 이 행사에 꾸준히 참석해 왔지만 일부 인사들은 그에게 참석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츠재단은 설립 이후 약 1100억 달러를 자선 사업에 지출했다. 이 재단은 수막염과 말라리아 백신 개발, 약제내성 결핵 치료제, 여성 건강 개선 도구 개발 등에 기여해 왔다.

게이츠는 약 1년 전 재단 기금 잔액까지 포함해 20년 동안 20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2045년 말 문을 닫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게이츠재단은 2026년 직원들에게 향후 수년간 최대 500명을 감축하고 운영비를 제한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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