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BYD·CATL, 나트륨 투자 확대… AI가 바꾸는 배터리 지도

강민성 2026. 6. 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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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BYD·CATL 등 나트륨이온 배터리 개발 집중
AI 데이터 센터 수요 폭증에 ESS 시장 급성장
폭넓은 작동 온도·낮은 냉각 비용 강점
美 세제 혜택 등 정책 수혜도 기대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주력 제품군으로 키우기 위해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전력 인프라의 핵심인 데이터센터용 초고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자동차·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는 이달 초 배터리 개발업체 '피크 에너지'(Peak Energy)와 손잡고 나트륨이온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정치형(대형 고정식) 에너지 저장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동 전압이 낮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작동 온도가 0도에서 150도까지 가능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이에 고출력을 내지 않아도 되거나 공간 제약이 없는 ESS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GM은 이런 장점을 가진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오는 2028년까지 미국 미시간 주에서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커트 켈티 GM 배터리 부문 부사장은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향후 ESS사업의 핵심 배터리 기술이 될 것"이라며 "더 넓은 온도 범위에서 우수한 내구성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시스템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어 ESS에 최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리튬 배터리 점유율 2위인 중국 BYD는 화이하이 홀딩 그룹과 공동으로 쑤저우에 30기가와트시(GWh)규모의 나트륨 이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CATL도 지난 4월 베이징 하이퍼스트롱 테크놀로지와 손잡고 향후 3년간 60GWh 규모의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는 메가 딜을 체결한 바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나트륨이온 배터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전력소모가 막대한 데이터 센터가 급증하면서 이를 받쳐줄 ESS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판매량 감소로 가동률이 떨어진 전기차(EV) 배터리 공장을 ESS 생산용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최근 리튬 가격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한 점도 나트륨 배터리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수산화리튬 선물 가격은 연초 대비 86% 폭등하며 톤당 2만 달러 선을 다시 돌파했다.

벤카트 스리니바산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소장은 "ESS 수요는 늘어나는데 리튬 공급 우려가 커지자, 기술과 수명이 개선된 나트륨이온 배터리로 투자가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지만, 원료인 나트륨이 전 세계에 풍부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경우 제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특히 고온과 저온을 가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작동해 데이터 센터의 냉각 비용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마르코 테루진 에너지 볼트 최고수익책임자(CRO)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충전 속도가 빨라 전력 피크 관리 등 다양한 전력 비즈니스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연간 ESS 신규 설치량의 약 10%를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나트륨 배터리 개발사 알심 에너지의 그레이엄 그랜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5년 안에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ESS 시장의 사실상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둘러싼 정치·정책적 여건도 우호적이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리튬과 달리 수입 필요성이 낮아, 미국의 '국산 부품 투자 세액 공제' 등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인센티브를 받기에 유리하다.

마르코 CRO는 "미국 내에서 생산된 나트륨 배터리는 세액 공제 혜택으로 중국산 리튬 이온 배터리나 다른 수입 대안 제품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나트륨 이온 배터리에 주목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 공장에 나트륨 이온 배터리 파일럿 생산 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도 차세대 제품 포트폴리오에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포함시키고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강민성 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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