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구호 돕는다는데…마차도 "베네수 정부 귀국 막아"

김윤지 2026. 6. 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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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지도자 마차도, 귀국 차단 주장
“베네수 정부, 인도주의 지원 활동도 막아”
WSJ “美당국 회항 요청에 항공사 탑승 제지”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망명 중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지진 구호 활동을 돕기 위해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집권 정부가 이를 막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마차도는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권이 나를 막기 위해 영공을 폐쇄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주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지진으로 1500명 이상이 숨지고 수만 명이 실종됐다며 자신의 귀국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복구를 돕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차도는 이달 26일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은 항공편으로 미국 버지니아에서 베네수엘라 인근 네덜란드 자치령 섬 퀴라소로 향하는 전용기에 올랐다. 마차도와 측근들이 노스캐롤라이나까지 이동했을 때 미국 당국자들이 회항을 요청했고, 마차도는 이를 수용했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사진=AFP)
이후 그는 전일 일반 항공편을 이용해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로 이동했지만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로 향하는 항공편 탑승을 제지당했다. 파나마 국적 항공사인 코파항공은 마차도가 해당 항공편에 탑승할 경우 베네수엘라 정부가 자국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마차도에게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마차도에게 여권을 발급하지 않는 등 그의 귀국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마차도의 귀국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새 정부의 관계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와의 관계에서 민주주의보다 안정, 베네수엘라 석유 접근권, 안보 협력을 우선시해 왔다. 미국이나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는 베네수엘라가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투표 일정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마차도는 민주주의에 대한 기여를 인정 받아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배를 타고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이후 주로 워싱턴과 유럽에서 머물며 각국 정부 관계자와 의원들에게 자국의 민주적 전환을 지지해 달라고 로비해 왔다.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미국 군사작전 이후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을 지지해 온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앞서 마차도에게 베네수엘라 귀국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포함한 미 고위 당국자들은 마차도에게 인내심을 가져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가 안정화와 경제 회복을 위해 로드리게스 정부와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최근 몇 달간 마차도의 연설과 TV 출연에 대해 사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고 WSJ는 전했다. 마차도는 때때로 로드리게스 대통령을 비판하고 신속한 민주적 전환을 촉구했다.

한편 마차도는 SNS 영상에서 베네수엘라 정부가 자연재해 이후 인도주의 지원 활동을 막고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간 조종사 단체도 베네수엘라 정부의 관료적 절차가 현지행 항공편 운항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인도주의 지원 물품 반입은 물론 베네수엘라에 입국하려는 사람들의 이동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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