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4년간 30조원 투자 '국방계획' 발표...유럽 재무장 빨라진다

김민호 2026. 6. 3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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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등 드론 활약상 반영
러시아가 발사한 드론 잔해가 29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의 한 주거 지역에서 발견돼 관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하르키우=EPA 연합뉴스

유럽 재무장이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유럽의 안보 위기감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 국방비 증액 요구에 적극적으로 발맞춰 가는 분위기다.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향후 4년간 150억 파운드(약 30조7,200억 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국방투자계획(DIP)'을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고비용 전통 무기 체계에서 벗어나 저비용·고효율 무인 전력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영국 국방부는 "이번 계획은 값싼 무기 체계로 고가치 표적을 파괴하고, 혁신 주기를 연 단위가 아닌 주 단위로 단축한 우크라이나군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국은 무인기(드론) 장비 체계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매달 드론 20만 대를 활용하고 있다고 집계할 정도로, 전장에서 드론 활용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이란 전쟁에서도 분쟁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는 매일 공격용 드론이 수백 대씩 발사됐다. 댄 자비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무인 체계가 분쟁 양상을 결정하고 있다”며 “이처럼 진화하는 기술에 대한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는 영국군이 적들을 앞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사력 증강은 현재 유럽 전역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따르면 독일은 2029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6% 수준인 1,720억 달러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22년보다 거의 200% 늘어난 규모다. 독일은 지난해 12월 500억 유로가 넘는 국방 조달 계약을 한꺼번에 승인했는데, 군복·보병전투차량·정찰·감시 위성 체계 등 개인 장구류부터 첨단장비까지 전부 모두 최신으로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프랑스는 2038년 전력화를 목표로 약 102억5,000만 유로를 투입해 차세대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을 건조하기로 확정했다.

이 밖에 러시아와 인접한 폴란드·핀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도 군사력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폴란드는 한국산 전투기(FA-50), 탱크(K2 흑표), 자주포(K9 썬더), 지대공미사일(천궁) 등 약 31조 원 규모의 무기를 구매했다. 또한 2035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5%까지 확대하고, 현재 15만 명 수준인 병력을 50만 명으로 증원키로 했다. 2023년 4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한 핀란드는 F-35 스텔스 전투기 64대를 구매하고 한국산 K9 자주포 96문 도입 계약을 맺었다. 해군 전력 강화를 위한 현대화 프로젝트에도 뛰어들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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