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韓, AI 거품 꺼지면 '빚투'에 은행권 충격…GDP 전망치는 2.9% 상향"(종합)

박주연 기자 2026. 6. 3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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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글로벌 'AI 급성장과 잠재적 신용 위험' 간담회
"2028년 북미 소프트웨어기업 사모대출 만기 몰려"
"2027년까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호황 계속될 것"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이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신용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AI 반도체 업종 중심으로 급등한 국내 증시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의 '빚투'(빚내서 투자)로 은행권의 건전성 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S&P는 AI로 인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광범위한 신용 악화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AI 반도체 호황을 반영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S&P글로벌은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AI 산업의 급성장과 잠재적 신용 위험'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창윤 S&P 아시아·태평양지역 금융기관 신용평가 담당 상무는 S&P가 글로벌 사모대출시장 리스크를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물러난 자리를 사모대출이 메워왔다"며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기준 연관 업종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기업 비중이 28%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에 따르면 S&P는 ▲BDC 펀드의 판매 제한 구조 유지 여부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모대출 펀드의 리스크 발생 여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들의 익스포저 관리 수준 ▲AI 리스크의 소프트웨어 섹터 집중 여부를 중점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 상무는 "이같은 요인들이 동시에 악화될 경우 개별 리스크가 연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소프트웨어 시장의 판도를 바꾸면서 사업 모델이나 매출 구조가 취약한 기업부터 원리금 상환, 만기 차환 등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특히 북미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사모 대출 만기가 2028년에 많이 몰려 있는데 이들 기업이 제대로 상환을 할 수 있을 지가 리스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제열 아태지역 기업 신용평가 담당 이사는 "올해 1분기 국내 100대 기업 합산 영업이익은 140조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성장의 대부분이 테크 섹터에서 나왔다"며 "한국 기업의 강력한 성장이 특정 섹터에 기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2027년까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아태지역 금융기관 신용평가 담당 상무는 "최근 가계 신용대출 증가분 일부가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AI 관련 기술주 기대감으로 지탱되던 증시에서 조정이 발생하면 신용대출 부실이 은행권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루이 커쉬 S&P 아시아·태평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I발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정부와 기업 모두 중요한 판단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국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을 거의 3%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6개월 전과 비교하면 상당한 상향 조정"이라고 밝혔다. S&P는 지난주 발표한 '2026년 3분기 아시아·태평양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9%로 1.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보다 0.3%포인트 높은 2.2%로 제시했다.

커쉬 이코노미스트는 "6개월 전만 해도 한국 경제를 그다지 낙관적으로 보지 않았지만 AI 관련 기술 수출이 예상보다 강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성장률 전망을 높였다"며 "대만은 생산 확대와 설비투자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효과가 성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킴엥 탄 S&P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담당 전무 역시 AI 투자 열풍이 새로운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탄 전무는 큰 폭의 수출 증가에도 한국과 일본의 통화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의 배경으로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 확대를 꼽으며 "이런 현상이 앞으로 새로운 신용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최근 3년여 동안 해외 주식 포트폴리오 투자 규모가 4000억 달러 이상 증가했는데 미국 증시 상승에 따라 자산가치가 증가하기도 했지만 실제 신규 자금 유입도 최소 2000억~30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수출 증가로 유입되는 외화를 상당 부분 상쇄할 정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AI 기업 성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 현재의 높은 기업가치는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고, 그 경우 AI 관련 주가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들은 미국 AI 주식 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입고, 소비자들의 자산가치가 감소하면서 경제에도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 전무는 다만 "현재로서는 이런 상황이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위협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 재정에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발생하고 재정적자가 확대될 가능성은 있지만, 구조적이거나 장기적인 재정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신용도를 훼손할 정도의 위험은 아니라는 것이 S&P의 평가"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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