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 읽다 떠난 하메네이”···이란, D-5 장례식에 국가 역량 총동원

조형국 기자 2026. 6. 3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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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수도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영묘에서 지난 5월24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린 가운데 알리 하메네이 이란 전 최고지도자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다. 테헤란|UPI연합뉴스

이란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이번 전쟁의 공습으로 숨진 하메네이의 ‘순교 서사’를 강조하면서 체제 정통성을 확립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이란 IRNA·메흐르통신 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이란 정부와 각 주는 내달 4일로 예정된 하메네이 장례식을 차질 없이 치르기 위해 국가 총동원 수준의 장례 행사 준비에 착수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모스크 중앙 뜰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에 대비해 구체적인 인파·교통 통제 방안, 추모 동선, 유의 사항 등을 발표했다. 장례 준비본부장인 하산 하산자데 IRGC 사령관은 이날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 몰려오는 대규모 인파를 고려해, 전례 없는 역사적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를 중심으로 반경 1.5㎞ 이내에서는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모스크 인근에 마련된 순례자 센터에서 숙박과 휴식, 예배 등 종교 활동과 의료 서비스가 지원된다. IRGC는 최대 25만명의 인파를 수용할 수 있게 시설을 마련하고 있지만, 인파 밀집을 고려해 어린이와 노약자, 환자는 군중 경로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각국 정상과 조문 대표단의 방문도 예고됐다. 이란 와나통신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미하일 카벨라슈빌리 조지아 대통령 등이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미·이란 전쟁에서 숨진 하메네이의 죽음을 순교로 규정하면서 전후 이란 내부의 통합과 결속을 꾀하고 있다. 이날 하산 로하니 전 이란 대통령은 IRNA 인터뷰에서 “하메네이는 라마단(이슬람 금식 성월) 중 코란을 읽던 중 영혼을 창조주께 돌려보냈다”며 “그가 원했던 길, 패권에 맞서 싸우고 국가를 지키는 길에서 순교했다”고 말했다.

선전 작업도 본격화했다. 이란 문화·이슬람지도부 산하 미디어홍보국은 이날 “국내 모든 언론의 역량을 총동원해 ‘순교한 혁명 지도자’의 영결식·장례식·유해 안치에 대한 뉴스와 영상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방송 IRIB 등은 ‘순교한 지도자’라는 오케스트라 연주곡을 장례곡으로 제작해 장례 기간 이란 텔레비전·라디오 방송에서 송출한다.

미국과의 군사적 긴장 상황은 물론, 앞선 정치·종교 지도자들의 장례에서 발생했던 사고를 막기 위해 이란은 최고 수준의 안전 조치를 하메네이 장례식에서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1989년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전 최고지도자와, 2020년 가셈 솔레이마니 IRGC 쿠드스군 사령관 장례식에서는 밀집한 인파로 압사와 부상이 속출했다.

전쟁 이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장례 행사에 등장할지도 주목된다. 장례 기도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전임 최고지도자이자 부친인 하메네이의 장례식에서 모즈타바가 장례 기도를 인도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에서는 하메네이가 장례 기도를 올렸다.

반체제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이번 장례식은 모즈타바 최고지도자 집권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주요 국가 행사”라며 “새 지도부가 권위를 행사하고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시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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