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S&P "韓 경제 '반도체 쏠림' 심화…어떤 업종도 테크 대체 불가"
하이퍼스케일러 투자 규모가 정점 신호 좌우
![30일 열린 'AI 산업의 급성장과 잠재적 신용 위험 기자간담회'에서 김제열 S&P 글로벌 신용평가 기업 신용평가 담당 이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 최수진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30/552778-MxRVZOo/20260630134649253vruv.jpg)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신용평가는 한국 기업들의 실적 반등이 반도체 섹터에 극단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향후 수년간 방산을 비롯한 어떠한 비(非)테크 섹터도 반도체의 기여도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수요에 기반한 메모리 반도체 호황은 2026~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 이후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거대 기술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동향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설비투자가 사이클의 정점을 가를 핵심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30일 열린 'AI 산업의 급성장과 잠재적 신용 위험 기자간담회'에서 김제열 S&P 글로벌 신용평가 기업 신용평가 담당 이사는 이 같은 내용의 실적 및 리스크 전망을 발표했다.
김 이사는 올해 한국 100대 기업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약 140조원에 육박하며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성장의 절대다수가 반도체라는 단일 축에 집중된 '불균형 성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I 수요 급증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할당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컨벤셔널(범용) 메모리 칩 공급이 부족해지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26년과 2027년에 걸쳐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섹터만큼 한국 경제를 지탱해 줄 대체 산업에 대해 김 이사는 "전체 경제 기여도를 볼 때 테크만큼의 중요도를 가진 섹터를 찾기 쉽지 않으며, 테크 산업의 영향력은 향후에도 더욱 커질 것"이라며, "비테크 섹터가 테크를 대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그나마 향후 2~3년간 긍정적으로 전망되는 유일한 비테크 섹터로는 '방위산업'을 꼽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중동 사태 이후 글로벌 방산 투자가 급증하며 한국 업체들에게 수출 기회가 열렸다는 분석이다.
반면, 기존의 주력 산업이었던 석유화학과 이차전지는 구조적인 침체에 빠져 있다. 김 이사는 "중국의 공급 과잉, 글로벌 전기차 전환 지연(캐즘) 등으로 인해 해당 섹터들이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는 올해 상반기 포스코홀딩스,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철강·화학·배터리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네거티브 액션) 조정으로 직결됐다고 덧붙였다.
S&P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지속 기간과 하반기 이후 모니터링해야 할 핵심 다운사이드 리스크(하방 위험)도 함께 제시했다.
특히 김 이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HBM 주도권 확보와 선단 공정 전환을 위해 쏟아붓고 있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언급하며 수급 균형의 변화를 경고했다.
그는 "2027년까지는 호황이 유지되겠으나,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실제 유의미한 규모의 생산 능력(Capa) 증설로 가시화되는 2028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 시점부터 폭발적으로 확충된 생산 능력과 수요 성장 모멘텀 간의 균형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핵심 모니터링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이클이 꺾이는 정점 시그널에 대해 "결국 전방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며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증대할 것인지, 혹은 유의미하게 감축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