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행 판결 뒤집기' 불발…77억원 배상 확정

홍채완 2026. 6. 3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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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1월 25일 뉴욕 남부연방지법에서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제기한 명예훼손 재판 증인석에 앉아 발언하는 모습의 삽화.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자신이 패소한 성추행 사건의 판결을 재검토해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원고인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500만달러(약 77억원)를 배상하도록 한 원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결정을 맹비난하며 "계속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3년 패소한 성추행 민사재판 사건에 대해 상고 요청을 기각했다. 대법원 결정에는 사유가 적시되지 않았으며, 공개된 반대 의견조차도 없었다.

앞서 캐럴은 1996년 뉴욕 맨해튼의 고급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에서 우연히 마주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1심 배심원단은 성폭행 증거는 찾지 못했다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을 성추행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판단했고, 법원은 500만달러의 배상을 명령했다. 2심 법원도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유지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에 상고를 요청했다.

NYT는 이날 대법원 결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대한 타격"이라며 "1990년대 중반 백화점 탈의실에서 캐럴을 성추행했다는 배심원 평결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한 그의 법적 노력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놀랍게도 연방대법원이 내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여성이 제기한 가짜 사건을 재검토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법원 결정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나를 겨냥한 이 정치적인 사법 무기화와 법적 공격, 특히 터무니 없는 명예 훼손 주장에 맞서 모든 힘과 역량을 다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은 사실상 미국과 미국이 지향하는 모든 가치에 대한 사건이며, 앞으로 어떤 대통령이나 대통령 후보에게도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피해자 캐럴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별도의 명예훼손 위자료 지급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2024년 1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자료 8330만달러(약 1285억원)를 지급하라고 결정했고, 지난해 9월 2심 법원도 이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이 사건에 대한 상고도 대법원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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