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아기새바위…이름 붙이니 설악이 더 사랑스럽다 [김윤숙의 흐르는 산]

산은 다닐수록 그 안의 기운과 생명들로 더욱 경이로움을 느낀다. 산을 내려올 땐 산이 주는 고요한 힘과 사랑을 오롯이 받으며 내려오니 산을 만난 건 우연한 행운이었고, 지금은 내 운명이다. 안나푸르나를 가보려 체력 단련 삼아 시작한 백두대간을 10여 년간 3번 종주 후 대간의 정수인 설악산을 더 화폭에 담고 싶어 속초로 이주한 지 벌써 1년 반이 되었다.
설악산을 자주 가니 그 전엔 몰랐던 나만의 친구가 많아졌다. 공룡능선에 유명한 큰새봉이 있는데 울산바위 정상엔 아기새가 있다. 내 눈엔 꼭 아기새가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바위인데, 울산바위에 올라가면 늘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넨다. 멀리 대청, 중청이 보이는 높은 바위 위에 오뚝 앉아 있는 아기새는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울산바위를 오를 때마다 반갑다.
신선대에 오르면 사람들이 숨을 돌리며 항상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바위들이 있는데, 그중에 거북바위가 있다. 바위 모습이 거북이를 꼭 닮은 형상이다. 그래서 어느 날 거북바위라 이름을 붙여줬다. 이름을 붙이니 더 사랑스럽다.
거북바위 앞으로 공룡능선의 아름다운 능선이 펼쳐져 있는데, 거북바위는 고개를 동해 바다를 향하고 있다. 고향인 바다를 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 모습을 항상 화폭에 담고 싶었는데, 벼르고 별러, 미루고 미루다 이번에 담았다.
산불방지 기간이 지나고 설악산이 열리는 계절이 왔다. 푸름을 품고 있을 설악을 얼른 보고 싶다.

'흐르는 산'을 그리는 김윤숙 작가는 산의 포근함과 신비로움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그의 손에서 산은 단순화되거나 다양한 색채와 압축된 이미지로 변형, 재해석된다.
특히 직접 산을 보고 느끼지 않으면 절대로 그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오래 산정에 머물며 눈에 한 순간씩 각인된 산의 움직임들을 압축해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거대하고 위대한 자연. 언제든 가기만 하면 품어 주고 위로해 주며 멀리서도 항상 손짓하는 산.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그의 예술의 화두다.
화가 김윤숙
개인전 및 초대전 18회
국내외 아트 페어전 다수 참여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30회 국전)
구상전 특선(37회)
그림 에세이 <흐르는 산 - 히말라야에서 백두대간의 사계절까지> 출간
인스타그램 blue031900
네이버 블로그 '흐르는 산 김윤숙 갤러리'
월간산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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