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엔허투’ 찾아라⋯ K-제약·바이오 ADC 시장 선점 경쟁 격화
전문가, “상위 6개 기업이 전 세계 ADC 시장 90% 차지… 후발주자 진입장벽 높다”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 전반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이 핵심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기업 간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며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 장벽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DC는 항체와 링커, 세포독성약물(페이로드)로 구성된 치료제로,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에 링커로 페이로드를 연결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기존 치료제는 정상세포까지 함께 손상시킬 수 있는 반면, ADC는 암을 유발하는 특정 세포를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와 대기업은 물론 바이오텍 등 제약바이오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ADC 기술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의 직접투자를 받는 첫 바이오 기업으로 선정된 ADC 개발 전문기업 리가켐바이오는 ADC 플랫폼 기술 기반 신약 연구개발부터 최종 사업화까지 필요 자금 5000억원을 조달한다. 이 중 2500억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이, 나머지 2500억원은 대주주와 국내 기관투자자가 투자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USA 기자간담회를 통해 에임드바이오와 공동 개발한 신규 링커·페이로드 기술을 자체 이중항체 플랫폼과 결합해 낮은 내성과 독성을 가진 ADC 플랫폼의 기술이전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항암 신약 개발 기업 펩트론은 스위스 바이오제약기업 디바이오팜과 자사의 뮤신1 표적 항체인 ‘PAb001’을 활용한 차세대 ADC 개발을 목표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PAb001은 종양 표적성이 뛰어나 ADC를 비롯해 다양한 항암 치료제 개발에 활용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ADC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의 배경으로 암세포만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기술의 특성을 꼽고 있다. 타깃 항체만 바꾸면 다양한 암종 적용이 가능해 치료 시장을 다양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술 발전으로 공략이 어려웠던 암 유발 요인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등장하면서 ADC 개발에 활용 가능한 표적 항원 범위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췌장암 등에서 발견되는 KRAS라는 항원은 40년간 공략 불가능하다고 여겨져왔는데, 최근 이를 저해하는 공유결합 저해제가 등장했다.
이호철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과 엄민용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난공불락의 표적을 깨면 여전히 조 단위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이는 그간 치료제 개발이 어렵다고 분류돼 온 다른 표적들의 가치 재평가로 이어지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익성이 입증된 ADC 시장 주도권이 소수 기업에 집중돼있어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ADC 항암제 ‘엔허투’가 매출 증가를 견인하는 등 기업들 사이에서 ADC가 확실한 수익 기술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현재 이 시장의 90% 이상을 6개 상위 기업이 주도하고 있어 후발주자 진입장벽이 높다“고 지적했다.
안겸비 기자 hugm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