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성추행’ 77억원 배상 확정에… 트럼프 “가짜사건, 계속 싸울 것”
NYT “트럼프에 중대한 타격…백화점 탈의실 성추행 의혹 법적 공방 마침표”
트럼프, 트루스소셜서 맹비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여성이 제기한 가짜 사건”
8330만 달러 규모 ‘명예훼손’ 소송도 대기 중…변호인단 “또 상고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패소했던 성추행 민사 재판을 다시 살펴달라며 낸 상고 요청이 연방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피해자에게 500만달러(약 77억원)를 배상해야 한다는 원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성추행 민사 사건의 상고 신청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번 결정에 대해 별도의 사유를 밝히지 않았으며, 공개된 반대 의견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소송은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지난 1996년 뉴욕 맨해튼의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시작됐다. 앞서 2023년 5월 1심 배심원단은 성폭행 증거는 부족하지만 성추행 사실은 인정된다고 보고 500만달러의 배상 명령을 내렸다. 이후 2심 법원 역시 원심을 유지하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이번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법적으로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NYT는 “1990년대 중반 백화점 탈의실에서 캐럴을 성추행했다는 배심원 평결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한 그의 법적 노력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고 평가했다.
대법원에서 기각 결정이 내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놀랍게도 연방대법원이 내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여성이 제기한 가짜 사건을 재검토하지 않기로 했다”며 사법부를 맹비난했다.
또한 “나를 겨냥한 이 정치적인 사법의 무기화와 법적 공격, 특히 터무니 없는 명예 훼손 주장에 맞서 모든 힘과 역량을 다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법적 공방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어 “이 사건은 사실상 미국과 미국이 지향하는 모든 가치에 대한 사건이며 앞으로 어떤 대통령이나 대통령 후보에게도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급 입법에 대한 불만도 터뜨렸다. 그는 “뉴욕주는 나를 부당하게 잡아넣기 위해 수십 년 전 사건에까지 소급 적용되는 법을 아주 잠깐의 기간 동안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넘어야 할 법적 산은 아직 남아 있다. 캐럴이 별도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1심 법원은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8330만달러(약 1285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2심 법원도 지난 9월 이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서도 연방대법원에 상고할 방침이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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