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반복되는 사고, 그저 침묵하는 기업

상미당홀딩스(옛 SPC그룹) 계열사 샤니의 대구 달성공장(영남생산센터)에서 이달 10일 노동자 끼임 사고가 발생했다. 베트남 이주 노동자인 40대 여성 A씨가 빵 반죽 정렬 기계에 오른팔이 끼여 깊은 열상을 입었다. 사고 소식만 놓고 보면 산업현장에서 때때로 전해지는 사고 중 하나일 수 있다.
문제는 이 사업장이 불과 3개월 전, 그룹 내부에서 ‘산업안전 우수사업장 대상’을 받은 곳이란 점이다. 3월 6일 상미당은 ‘2026 안전문화 워크숍’을 열고 산업안전 우수사업장을 시상했다. 지난해 하반기 전사 165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안전장치와 작업 환경, 개선 권고 이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그룹은 전했다. 대상을 받은 영남생산센터는 생산 설비를 가동하는 정규 작업 외 비정형 작업 안전 강화의 우수 사례로 공유되기도 했다. 설비 점검‧이물 제거 등의 업무인 비정형 작업은 중대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작업 유형이다.
크고 작건, 사업장에서 산업 재해가 발생했다면 도대체 평소에 어떻게 관리했나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이번처럼 전사적으로 평가한 결과 모범 사업장으로 꼽힌 곳이라면, 과연 어떤 부분에서 예상치 못한 빈틈이 생겼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사후약방문’이라지만, 원인을 알아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 이후 상미당 측의 별도 공식 입장은 없었다. 비슷한 시기 사업장에서 끼임 사고가 발생한 아워홈과 대조적이다. 아워홈은 사고 인지 이후 즉각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과 피해 근로자 지원, 사업장 긴급 안전점검 방침 등을 밝혔다.
이런 대조적인 모습은 비단 산업 재해 때만 보는 일이 아니다. 최근 일련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일부 기업은 유출 가능성 확인 직후 유출 경위 및 범위, 이용자가 취해야 할 조치 등을 발 빠르게 공지했다. 반면 일부 기업은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소한의 사실만 알리거나 후속 설명을 미루기 일쑤였다.
한 번의 사고만으로 회사 전체의 경영 관리 시스템을 단정할 순 없다. 하지만 같은 기업에서 비슷한 사고가 계속 반복된다면, 사태의 원인과 결과 및 책임자가 모두 결론난 후에야 내놓은 해명 한 번으론 부족하다. 해당 기업은 지금까지 무엇을 확인했고, 어떤 조치를 했으며, 어떻게 시스템을 바꿀 것인지 꾸준히 설명해야 한다. 사고 발생 사실보다 더 오래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것은 ‘기업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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