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비서와 측근을 감사위원, 문제 의식마저 없다

새 감사위원으로 이진국 아주대 로스쿨 교수가 29일 취임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첫 사법제도비서관을 지냈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당시 당 혁신위원과 공천관리위원 등을 맡기도 했다. 올 초 취임한 임선숙 감사위원도 이재명 대표 시절 지명직 최고위원 출신이다. 지난 대선 때는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를 보좌하는 당 중앙선대위 배우자 실장도 맡았다. 더구나 임 감사위원의 배우자는 민주당 정진욱 의원인데 대표적 친이재명계로 꼽힌다. 신임 감사위원 2명이 특정 정파 색깔이 뚜렷하다.
감사원장과 감사위원으로 구성되는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의 최고 의결 기구다. 차관급인 감사위원 임기와 임명 방식을 헌법이 정하는 것은 정치 바람에 흔들리지 말고 국민을 대신해 정부를 제대로 감시하라는 의미다. 그래서 과거엔 공무원 출신 등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덜한 인사가 감사위원으로 임명되곤 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자기 비서관 출신과 대선 때 김 여사를 보좌했던 사람을 그 자리에 앉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감사원이 대통령을 지원하는 기관이란 우려를 낳아선 안 된다”고도 했다. 감사위원을 제청하는 신임 감사원장도 취임사에서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고히 하겠다”고 했다. 새 감사위원 2명은 대통령과 감사원장의 다짐과는 부합하지 않는 인사다.
이명박 정부가 민정수석 출신을 감사원장에 내정하자 민주당은 “대통령 측근이란 자체가 정치적 독립을 요구하는 감사원장으로 결격 사유”라고 했다. 그 내정자는 중도 사퇴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정권은 형식상이나마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고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헌법이 규정한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대통령 비서와 측근이 버젓이 임명되고 있다. 문제라고 인식하는 분위기마저 흐려져 간다.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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