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야구부 ‘5·18 조롱’할 때 광주일고는 “광주의 함성” 외쳤다

김임수 기자 2026. 6. 2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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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 덕아웃서 “스타벅스 가야지” 조롱…학교 측 공식 사과
광주일고 ‘광주의 함성’ 부르며 응원…“품격의 차이 보여줬다”

(시사저널=김임수 기자)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서울 배재고와 광주제일고가 덧아웃에서 서로 다른 응원 모습을 보였다. ⓒ엑스 화면 캡처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외쳐 5·18민주화운동 희화화 논란에 휩싸였다. 학교가 공식 사과했으나 서울시교육청이 경위 조사에 착수하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징계 검토에 들어가면서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광주일고 야구부 학생들은 면전에서 조롱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배재고를 상대로 6-2로 뒤지고 있을 때에도 광주일고 학생들은 덕아웃에서 기아 타이거스 응원가인 '광주의 함성'을 부르며 그라운드에 선 동료를 힘껏 응원했다. 배재고 학생들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를 외치는 동안에도 품격을 잃지 않았다.

광주일고 학생들의 이같은 응원 영상이 전해지자 SNS 등에서는 "상대가 면전에 대고 지역 비하하고 조롱하는데도 '광주의 함성'을 불렀다는 게 너무 슬프다" "이 학생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서 이런 조롱과 혐오를 당해야하느냐" "광주일고 학생들이 수준과 품격의 차이를 보여줬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래서 역사 교육을 제대로 해야하는 것"이라거나 "추후 드래프트에서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번 논란은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불거졌다. 배재고가 광주제일고를 6대 2로 앞서던 8회 초, 배재고 덕아웃에서 선수들이 응원가를 부르며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적으로 외쳤다. 일부 선수는 "탱크데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배재고는 이 경기를 7-2로 이겼다.

이를 지켜본 광주제일고 코치는 1루 배재고 덕아웃을 향해 "적당히 해", "아까부터 계속 참고 있었다", "스타벅스를 왜 가는데""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구호가 반복되자 광주제일고 코치진의 항의로 경기가 잠시 중단됐고, 배재고 코치진이 학생들을 제지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5·18 조롱 논란이 커지자 배재고는 이날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금일 광주제일고와 경기 중 우리 학교 일부 학생선수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인해 광주제일고 선수단과 학부모님, 동문, 광주시민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깊은 상처와 실망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며 후속 조치로 해당 학생선수의 생활교육위원회 회부, 야구부 전원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맨십·인권 감수성·선수 윤리 특별교육, 역사 인식과 올바른 응원문화 정착을 위한 재발 방지 교육 등을 제시했다.

한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이번 논란의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라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도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배재고를 상대로 경위를 파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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