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 다음은 순대국·찜닭"…한식 대중화 넓힌다[뉴욕 in]

염현석 기자 2026. 6. 29. 21:1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성규 애니타임 하스피탈리티 대표 "전통 한식도 현지 경쟁력"
무봉리·꼬꼬네로 대중 메뉴 확대…전통 기반 파인다이닝도 추진
지난 26일 소프트 오픈한 무봉리 포트리점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염현석 특파원

(뉴욕=머니투데이방송) 염현석 특파원= "한식을 더 알리려면 파인다이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더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전통 메뉴가 필요합니다."

뉴저지 펠리세이드파크의 닭요리 전문점 꼬꼬네 주방은 분주했다. 새 메뉴의 맛을 맞추고, 주방 동선을 점검하며, 현장 직원들이 오픈 초기 운영을 가다듬는 과정이 이어지고 있었다. 최성규 애니타임 하스피탈리티 대표는 "전문점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며 "메뉴를 많이 늘리는 것보다 몇 가지를 제대로 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 맨해튼을 중심으로 고급 한식당과 파인다이닝이 주목받고 있지만, 최 대표는 한식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는 더 일상적인 메뉴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파인다이닝은 가격대가 높아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 찾는 음식에 가깝다"며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서민 음식 쪽의 수요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불고기 다음 한식, 순대국과 찜닭이 될 수 있다'
최 대표가 최근 주목하는 메뉴는 순대국과 한국식 닭요리다. 뉴저지 포트리에 순대 전문점 무봉리를 오픈하고, 펠리세이드파크에서는 찜닭과 닭볶음탕, 곱도리탕 등을 앞세운 꼬꼬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익숙하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아직 낯선 메뉴들이다.

최 대표는 이 같은 메뉴가 한식의 다음 대중화 단계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한국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이제는 한국에 이런 음식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라며 "불고기나 비빔밥을 넘어 전통적인 한국 음식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봉리 도입도 같은 판단에서 출발했다. 최 대표는 "뉴욕·뉴저지를 포함한 미 동북부에는 한국식 순대 전문점이 거의 없었다"며 "LA와 조지아 등에서 반응이 좋았던 브랜드인 만큼 뉴욕·뉴저지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순대국은 한인들에게는 익숙한 음식이지만, 외국인에게는 한국 전통 음식을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메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꼬꼬네는 찜닭과 닭볶음탕, 곱도리탕처럼 한국식 닭요리를 전문점 형태로 보여주는 매장이다. 특히 찜닭은 외국인 고객이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로 꼽았다. 최 대표는 "찜닭은 간장 베이스에 달짝지근한 맛이 있어 호불호가 크지 않다"며 "불고기나 갈비가 외국인에게 받아들여진 것도 간장과 단맛의 조합이 익숙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닭볶음탕과 곱도리탕을 함께 내세운 것은 매운맛을 선호하는 한인 고객 수요까지 고려한 구성이다.

중국계 고객의 확산도 메뉴 선택의 배경이다. 최 대표는 "중국 손님들은 국밥류와 달짝지근한 간장 베이스 음식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며 "순대국이나 찜닭은 한국 전통 음식이면서도 중국계 손님에게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뉴저지는 한인 동포를 기반으로 시작해 중국계와 현지 고객으로 넓혀갈 수 있는 시장이라는 게 최 대표의 판단이다.

실제 무봉리는 소프트 오픈 기간 3일 동안 하루 500인분씩 준비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고객층은 한인 고객을 중심으로 중국계 등 외국인 고객도 포함됐다. 아직 미국 시장에서 순대국은 익숙한 메뉴가 아니지만, 한식 경험이 확대되면서 전통 메뉴에 대한 수요가 확인됐다.

꼬꼬네 펠리세이드파크점 내부. /사진=염현석 특파원

꼬꼬네에서도 고객층별 선호가 나뉘었다. 중국계 등 외국인 고객은 간장 베이스의 찜닭을, 한인 고객은 곱도리탕과 닭볶음탕 등 매운 닭요리를 주로 찾았다. 최 대표는 이 같은 반응을 토대로 한국식 닭요리의 현지 시장 확대 가능성을 보고 있다.

◆'대중화와 고급화, 두 갈래로 넓히는 한식'
최 대표의 구상은 특정 매장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한인 밀집 지역에서 검증한 메뉴를 중국계와 현지 고객으로 넓히고, 입지가 맞는 지역에는 추가 출점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외국인 고객이 많고, 한국 음식점이 많지 않은 곳은 아직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대중 메뉴와 별도로 고급 한식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한국의 유명 셰프와 함께 뉴욕에서 새로운 형태의 한식 파인다이닝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방향은 기존 퓨전 한식과 다르게 잡고 있다.

최 대표는 "파인다이닝은 파인다이닝대로 필요하다"면서도 "한국적 정체성이 약한 퓨전보다 전통적인 한국 음식을 기반으로 한 파인다이닝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전통 음식이 가진 힘을 고급 레스토랑의 형식 안에서 보여주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운영 방식에서도 차별화를 구상하고 있다. 그는 "파인다이닝은 좋은 재료를 많이 쓰고 주방 인력도 많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꼭 그렇게만 갈 필요는 없다고 봤다"며 "로스를 줄이고 남는 재료를 다른 메뉴 개발로 연결하는 방식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대중적인 한식은 시장을 키우고, 전통을 기반으로 한 고급 한식은 한식의 깊이를 보여줄 수 있다"며 "결국 목표는 더 많은 사람에게 한국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타임 하스피탈리티는 이 같은 방향에 맞춰 한식 브랜드를 확대하고 있다. ‘By Anytime’이라는 브랜드 체계를 바탕으로 퓨전 파인다이닝과 정통 한식 등 다양한 콘셉트의 레스토랑을 운영·기획하고 있으며, 향후 뉴욕과 뉴저지를 넘어 캘리포니아, 조지아, 보스턴, 버지니아 등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염현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