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은 우리 것만 주문해”…중국 선박 잘 팔려도 K기업들 웃는다

박승주 기자(park.seungjoo@mk.co.kr) 2026. 6. 2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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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수주 급증한 중국 조선소
대체연료 기술 우수 韓 엔진에
잇단 러브콜 보내 도입 확대
HD현대마린·한화엔진 등
중국 수출 비중 대폭 늘려가
HD현대마린엔진 [HD현대마린엔진]
중국 조선업 호황이 국내 엔진업체들의 호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부가 이중연료 엔진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중국향 수주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엔진은 최근 중국 우후조선소와 280억원 규모 선박엔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 우후조선소 웨이하이조선과 204억원 규모 약정을 맺은 데 이어 5월에도 우후조선소와 558억원대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거래까지 포함하면 우후조선소 계열 관련 수주액만 1000억원을 넘어선다.

올해 수주 증가세도 가파르다. HD현대마린엔진은 올 상반기 총 15건, 6727억원 규모 선박엔진 공급계약을 공시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4024억원의 약 1.7배에 해당한다. 중국향 수주 비중도 높다. 올해 공급계약 15건 가운데 중국 조선소와 맺은 계약은 12건, 약 4991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수 기준 80%, 금액 기준 74.2% 수준이다.

한화엔진도 중국 조선소 혜택을 받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 수주액 약 1조2000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을 중국 조선소에서 확보했다. 세부 발주처와 계약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 조선소 비중이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한화엔진 창원공장의 선박용 엔진.
중국향 수주 확대는 글로벌 조선 시장 회복과 맞물려 있다.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3356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 조선소는 2298만CGT를 수주해 전체의 68%를 차지했고 한국은 708만CGT로 21%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조선소의 건조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액화천연가스(LNG)·메탄올·액화석유가스(LPG) 등 대체 연료를 함께 사용하는 이중 연료 엔진 분야에서는 아직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이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소들의 신조 수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선박엔진 발주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며 “선박엔진은 품질과 납기, 연비, 환경 규제 대응 능력이 모두 요구되는 핵심 기자재인 만큼 중국 조선소들도 이중 연료 엔진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의 기술력과 운항 실적을 더 신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수주 확대는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335억원과 영업이익 3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0.8%, 영업이익은 216.5% 늘었다. 엔진 인도 물량 증가와 고수익 제품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한화엔진은 올해 1분기 매출액 3452억원과 영업이익 5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8.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30.3% 급증했다. 특히 분기 영업이익률은 14.9%를 달성해 2024년 한화그룹 편입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향 선박엔진 수요에 더해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도 국내 엔진업계의 새로운 성장처로 떠오르고 있다.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가스터빈 공급 부족과 납기 지연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구축 속도가 빠른 엔진 기반 발전설비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 에이페리온에너지그룹과 684㎿ 규모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액은 6271억원으로 해당 설비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에 투입될 예정이다. 회사는 선박용으로 개발한 LNG 연료 기반 ‘힘센(HiMSEN)’ 엔진을 데이터센터용 발전설비에 적용하고 있으며 생산라인 증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엔진 역시 발전용 중속엔진 사업을 재개하며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용 중속엔진이 AI 데이터센터 전력원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만큼 관련 기술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의 수혜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후속 프로젝트에서도 국내 엔진업체들의 참여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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