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상선 넘어 해양방산 공급망으로 보폭 넓힌다

최기순 2026. 6. 2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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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블러그룹 방한 계기 부산서 ‘Be-CON 2026’ 개최
코트라와 가블러코리아가 공동 주관한 글로벌 해양기술·방위산업 컨퍼런스 및 수출상담회 '비컨(Be-CON) 2026'에서 가블러그룹 및 협력사와 국내 해양방산기업 간 비즈니스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코트라 제공

잠수함·무인기술·MRO 협력 논의…국내 기자재기업 글로벌 진입 기대

K-조선의 글로벌 위상이 상선과 해양플랜트를 넘어 잠수함, 특수선, 함정 MRO, 무인 해양기술 등 해양방위산업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안보 불확실성에 대응해 해군력과 해양 감시 역량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 조선해양 기업과 기자재 기업을 향한 글로벌 방산기업들의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코트라는 가블러코리아와 공동으로 지난 6월 26일 부산 시그니엘에서 글로벌 해양기술·방위산업 컨퍼런스 및 수출상담회인 '비컨(Be-CON) 2026'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해군, 방산기업, 조선소, 연구기관, 투자기관 등 국내외 해양기술·방산 분야 60여 개 기업·기관에서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는 국내 해양방산기업 20여 개사가 참여해 가블러그룹 및 협력사 7개사와 기술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캐나다, 독일, 호주, 유럽연합 관련 투자기관과 국내 주재 해외상공회의소 관계자들도 참석해 K-조선해양 산업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보여줬다.

가블러그룹은 잠수함·해양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해양테크·방산기업이다. 1962년 설립 이후 세계 30개국 해군 잠수함 사업에 참여해 왔으며, 255개 고객사에 잠수함용 유압장비, 수중통신, 수중 배터리 시스템 등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잠수함 상부에서 물 위로 오르내리며 레이더와 통신 등 핵심 센서를 탑재하는 양강 마스트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최근 가블러그룹은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방산기업과 잠수함 MRO 및 차세대 잠수함 개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한국 조선업이 선박 건조 경쟁력을 넘어 해양방산 플랫폼과 핵심 기자재, 유지·보수·운영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트라는 가블러그룹이 국내외 대형 조선소와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주목하고, 함부르크 무역관을 통해 관련 분야 우수 국내 기자재 기업을 발굴해 왔다. 이번 가블러그룹 및 협력사 방한도 이러한 글로벌 수요 발굴과 국내 기업 매칭 노력의 연장선에서 성사됐다.

'Be-CON'은 'Be Connected, Be Convergent'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잠수함의 눈 역할을 하는 소나 시스템의 핵심 장치인 'Sonar Beacon'에서 착안해 이름을 붙인 이번 행사는 연결과 융합을 통해 미래 해양안보 솔루션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컨퍼런스에서는 방산, 조선해양기술,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해양안보와 방위기술, 미래 해양 모빌리티와 지속가능 해양기술, 글로벌 협력과 투자 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잠수함 수중 감시·탐지, 무인수상정, AI 자율운항, 수중통신, 배터리 시스템 등 미래 해양안보를 좌우할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어 열린 B2B 기술협력 상담회에서는 국내 21개사가 가블러그룹 및 계열사, 협력사 7개사와 공동 연구개발, 글로벌 프로젝트 참여, 기자재 조달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특히 해군 함정용 첨단 화생방 감시 시스템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한 베르텡 인바이로닉스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이 국내 ICT 기반 혁신기업들과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현장에서는 글로벌 특수선 프로젝트 공동 수행을 위한 업무협약 논의도 구체화됐다. 단순한 기업 소개나 상담을 넘어 국내 기업이 글로벌 해양방산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파트너링 무대가 마련된 셈이다.

함정·무인수상정 AI 자율운항 솔루션 기업 씨드로닉스의 박별터 대표는 "K-조선 위상이 높아지면서 과거에는 만나기도 힘들었던 글로벌 조선해양기업이 직접 방한해 상담하는 자리까지 마련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이번 계기로 올해를 글로벌 파트너와의 공동 개발 및 현지 네트워크 구축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자동 가블러코리아 대표는 "한국 기업들은 제조 경쟁력에 더해 신속한 기술 상용화 역량까지 갖추고 있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매력적인 파트너로 인식된다"며 "해양안보 분야에서 한국 기술기업들과 전략적 공급망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방산시장에도 함께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관묵 코트라 부사장 겸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글로벌 조선해양 시장이 특수선과 MRO 중심으로 다변화되면서 신기술을 갖춘 K-조선해양 기자재기업의 해외진출 기회가 커지고 있다"며 "코트라는 글로벌 해양·방산 수요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국내 중소·중견기업과의 파트너링을 적극 지원해 K-조선 수출 활력이 기자재 업계에도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Be-CON 2026은 K-조선의 성장 무대가 상선 수주 경쟁을 넘어 해양방산, 특수선, 무인화, MRO, 핵심 기자재 공급망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글로벌 해양안보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조선해양 기자재기업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방산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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