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학대의 얼굴'…이스라엘 구금 '전후 사진' 공개한 팔레스타인 기자

김예리 기자 2026. 6. 29.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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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히드 바니 무플레 기자…언론단체 조사 촉구 "느린 죽음의 감옥"
재판도 기소도 없이 팔레스타인 수감하는 이스라엘 행정구금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무자히드 바니 무플레 기자는 이스라엘 당국에 의해 2025년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7개월여간 행정구금되기 전과 후 의 얼굴 모습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무플레 기자 인스타그램(@mujahed.moflh)

이스라엘에 의해 기소나 재판 없이 행정구금됐다가 석방된 팔레스타인 언론인의 수감 전후 사진이 SNS를 통해 공개되며 충격을 주고 있다. 팔레스타인 언론단체는 이 사례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을 대상으로 한 행정구금 제도 실태를 보여준다며 국제사회에 조사를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언론인 무자히드 바니 무플레 기자는 지난 24일 이스라엘 당국에 의해 행정구금되기 전과 석방 후 촬영한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와 뉴아랍, CNN 등이 이를 보도했다.

36세인 무플레 기자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 나블루스 인근 베이타 출신이다. 그는 2025년 6월 이스라엘 당국에 의해 행정구금으로 수감됐다가 약 7개월 만인 올해 1월 석방됐다.

행정구금은 이스라엘 당국이 '장래 범죄를 저지를 우려'를 이유로 기소나 재판 없이 팔레스타인인을 구금하는 제도다. 구금 기간에 상한이 없고 구금 근거가 되는 증거도 공개되지 않는다. 현재 약 35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당국에 의해 행정구금 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6개월의 구금 기간 동안 굶주림과 학대를 당했다며, 석방된 지 이틀 만에 심각한 뇌출혈로 두개골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무플레 기자는 “14개월 간의 수감 생활과 이후의 치료 과정은 나를 영원히 변화시키기에 충분했다”며 “충분하지 않은 한 끼를 기다리며, 배고픔에 배를 움켜쥔 채 잠들고, 같은 감각으로 다시 눈을 뜨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언제 먹고, 언제 자고, 언제 서고, 언제 앉을지조차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삶. 가장 기본적인 권리마저 빼앗기고, 사생활과 존엄성마저 침해당하는 경험”이라고 했다.

무플레 기자는 그러면서 “배부르게 먹는 것, 마음껏 물을 마시는 것, 스스로 걸을 수 있는 것, 안심하고 잠드는 것, 아픔 없이 눈을 뜨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장벽도, 약속도, 허락도 없이 만날 수 있는 것”이라며 “모든 것을 빼앗겼을 때 우리가 가장 그리워하게 되는 것은 거창한 것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팔레스타인언론인조합(PJS)과 팔레스타인수감자협회(PPS)는 이날 해당 기자가 이스라엘 구금에서 풀려난 뒤 건강 상태가 급격해 위중해졌다며 경고 입장을 냈다. 팔레스타인수감자협회는 성명에서 “바니 무플레의 사례가 단발성 사건이 아니다”라며 “수천 명이 이스라엘 교도소 내에서 고문, 굶주림, 치료 거부, 신체적·정신적 폭력, 지속적인 심리적 테러를 포함한 체계적인 인권 침해를 당해 왔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언론인조합은 무플레 기자가 석방 직후 뇌출혈 진단을 받은 지난 2월 “모든 관련 국제기구, 특히 국제기자연맹에 이 사실을 통보하여 팔레스타인 기자들을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살해하는 정책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국제기구에 관련 조사를 촉구했다.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팔레스타인언론인조합과 무플레 기자 등의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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