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전국 AI 인프라 구축에 2100조 투자 구상… 서남권 반도체 거점도 추진

황소영 기자 2026. 6. 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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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보고회서 15GW AI 데이터센터·용인-청주-서남권 생산벨트 공개
최태원 “AI 소비국에서 AI 수출국으로 전환하는 근간 될 것”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2026.6.29. 뉴스1
SK가 전국 단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전국 각 지역에 총 15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조성하고 용인·청주·서남권을 잇는 반도체 생산벨트 구축도 추진한다. AI 연산 인프라와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를 함께 확충해 한국을 글로벌 AI 인프라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SK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국민보고회는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국가 차원의 대형 성장 프로젝트 추진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최태원 SK 회장은 발표자로 나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기지 투자 구상을 설명했다.

SK가 제시한 투자 방향은 크게 두 갈래다.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전국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AI 메모리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는 약 100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예상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총 1100조 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로드맵을 마련했다.

전국 15GW 데이터센터 구축… 2035년까지 단계적 확대

SK는 AI 데이터센터를 전국 각 지역에 총 15GW 규모로 구축할 계획이다. 먼저 전력과 부지를 갖춘 여러 지역에 5GW 규모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조성한다. 이후 AI 수요와 투자 여건을 고려해 2035년까지 추가 10GW 규모 데이터센터를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모델 학습뿐 아니라 서비스 운영 단계의 추론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로봇, 피지컬 AI, 헬스케어, 문화, 교육 등 산업별 AI 활용을 뒷받침하는 기반 시설로 꼽힌다.

SK는 한국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여건과 고성능 AI 반도체 생산기지를 갖춘 만큼 AI 데이터센터 입지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AI 연산 거점을 확대하려는 흐름도 투자 판단에 반영됐다.

이번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전략적 파트너 투자, 고객사 입주 계약,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통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국내 AI 컴퓨팅 인프라를 확충해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AI 인프라 허브로 키운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이미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2027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엔비디아와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 구축 계획도 발표했다.

용인·청주·서남권 잇는 메모리 생산벨트 조성

반도체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가 용인·청주·서남권을 연결하는 AI 메모리 생산벨트 구축을 추진한다. 투자 규모는 총 1100조 원으로 제시됐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이를 구동하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AI 서버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가 대규모로 필요하다. 대형 AI 모델 학습과 추론이 늘어날수록 메모리 성능과 공급 안정성이 AI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생산능력 확대와 생산거점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조기 완공을 추진한다. 당초 2045년 완공 예정이던 용인 클러스터는 일정을 12년 앞당겨 2033년까지 4번째 팹 건설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생산설비와 장비 투자가 이어지면 용인 클러스터에는 총 600조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청주 생산거점에도 약 100조 원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낸드 신규 팹 건설과 생산장비 도입 등 시설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HBM 후공정을 담당하는 첨단 패키징 역량도 강화한다. 기존 생산거점의 역할을 높여 AI 메모리 공급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서남권에 400조 원 투입 구상… 차세대 생산거점 준비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서남권 생산거점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과 청주에 이어 서남권을 차세대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준비한다. 향후 투자가 본격화되면 부지 확보, 팹 건설, 생산설비 도입 등을 포함해 약 400조 원이 단계적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대규모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려면 넓은 부지와 전력, 용수, 도로·항만 등 기반 인프라가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서남권이 대규모 부지 확보 가능성과 인프라 구축 여건을 갖출 수 있는 권역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검토 요인으로 제시됐다.

서남권은 늘어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생산거점으로 검토되고 있다. 용인 클러스터에서 첨단 메모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청주에서 낸드와 HBM 후공정 역량을 강화하는 가운데 서남권을 추가 거점으로 확보해 중장기 공급 여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서남권 투자는 아직 구체 지역과 착공 일정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부지 확보와 인프라 조성, 인허가, 전력·용수 공급 계획 등이 함께 진행돼야 하는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체계가 투자 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 연산·메모리 결합… 수출형 인프라 모델 겨냥

SK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기지를 함께 키워 국내 AI 인프라를 넓히고, 해외 기업의 AI 연산 수요까지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를 통해 연산 능력을 제공하고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을 결합해 AI 산업 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투자 계획은 정부가 제시한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함께 추진된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인프라를 제공하고 반도체 생산벨트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맡는다. 제조, 로봇, 물류, 헬스케어 분야에서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이 AI를 추진하는 궁극적 목표는 ‘지능 생산 시장’을 활성화해 사회의 높은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국민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라면서 “SK가 만드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기지는 여러 산업까지 함께 성장하는 발판으로 작용해 대한민국의 핵심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이 AI를 소비하는 나라에서 AI를 수출하는 나라로 전환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며 “SK는 AI를 통해 대한민국의 성장에 동참하고 글로벌 AI 생태계를 주도해 나가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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